오라클이 2026 회계연도 4분기(3~5월) 매출 192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21% 성장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7% 가까이 하락했다. 호실적보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4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이 더 큰 충격을 줬다는 분석이다.
오라클은 이미 공표한 200억 달러 규모의 주식 매각에 더해, 부채와 신주 발행을 통해 400억 달러를 추가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안에는 추가 채권 발행을 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상당 부분이 신주 발행으로 충당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즉각 시장에 반영됐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11달러로 역시 기대치를 상회했으나, 투자자들의 시선은 재무 부담 쪽에 집중됐다.
이번 사례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수반하는 재무적 부담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라클을 포함한 빅테크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고 있지만, 투자 규모에 걸맞은 수익 창출 시점과 방식에 대한 의구심이 걷히지 않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이 보도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시장의 경계심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AI 인프라 투자의 중장기 수요 자체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전망하면서도, 투자 규모에 비례한 수익 실현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에 가하는 압박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오라클이 AI 시장 경쟁에서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을 선택했지만, 그 방식이 주주 가치와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지가 향후 주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