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인터넷 밈 ‘디스 이즈 파인(This is fine)’을 만든 작가 KC 그린(KC Green)이 자신의 작품을 무단으로 썼다며 비판해 온 AI 스타트업 아티잔(Artisan)과 합의에 이르렀다. 그린은 양측이 비교적 빠르게 합의에 도달했으며, 아티잔이 자신의 캐릭터를 사용한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의 광고를 내리고 자신은 처음 올린 게시물을 삭제하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분쟁은 아티잔이 자사 AI 비서 ‘에이바(Ava)’를 홍보하면서 그린의 그림을 변형해 쓰면서 불거졌다. 아티잔의 버스·지하철 광고에는 그린의 상징적인 개 캐릭터가 불길 한가운데 앉아 있었는데, 원작의 “디스 이즈 파인” 대신 “내 파이프라인에 불이 났다”는 문구가 적혔고 광고는 사람들에게 ‘AI 영업개발 담당자 에이바를 고용하라’고 권했다. 그린은 이달 초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작품이 ‘AI가 훔치듯 도둑맞았다’고 적고 팔로워들에게 광고를 보면 훼손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만화 작업에 쏟을 시간을 미국 법정 시스템에 써야 하는 상황에 좌절감을 느꼈다고도 밝혔다.

아티잔은 그린과 그의 작업에 큰 존경심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냈고,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재스파 카마이클잭은 이번 주 초 양측이 합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분쟁은 소송까지 가지 않고 광고 철거와 게시물 삭제라는 형태로 마무리됐다. 합의 조건의 구체적 금전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합의는 생성형 AI 기업이 기존 창작물을 허락 없이 마케팅이나 학습에 끌어다 쓰면서 빚어지는 저작권 마찰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AI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작가·일러스트레이터 등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업이 무단으로 전용되는 데 반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비교적 신속한 합의로 끝난 이번 건은, 개별 창작자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거나 여론을 동원할 경우 스타트업이 분쟁을 길게 끌기보다 광고 철거 등으로 빠르게 봉합하는 흐름을 시사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생성형 AI를 둘러싼 저작권 분쟁은 학습 데이터 무단 수집부터 산출물의 기존 작품 모방까지 여러 갈래로 번지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작가·언론사·이미지 업체가 AI 기업을 상대로 소송이나 항의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창작물 이용 범위와 보상을 둘러싼 제도 정비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AI 콘텐츠 활용을 둘러싼 창작자 권리 논쟁은 한국에서도 점차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어, 이번처럼 소송 전 합의로 마무리된 사례가 향후 비슷한 분쟁의 해법을 가늠하는 참고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