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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AI 협상력 가졌지만… 초안 정책은 지렛대 살리지 못한다

STORIUM 편집부 작성: STORIUM 편집부
2026년 06월 02일 21시 18분
Home 정책·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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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이 AI 인프라를 둘러싸고 다른 개발도상국에 없는 협상력을 쥐고 있으나, 이를 활용할 정책의 공백으로 그 지렛대를 놓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남아공은 전 세계 백금족 금속(PGM) 매장량의 약 88%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공급망 일부의 핵심 투입재다. 또한 아프리카 대륙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시장을 갖췄고, 2024년 기준 시장 가치는 약 21억6천만 달러로 추산된다. 여기에 더해 중국과 미국 기술기업이 대륙 공공부문 시스템의 통제권을 두고 남아공 땅에서 경쟁하고 있어, 협상 위치가 한층 부각된다.

실제 경쟁은 이미 진행 중이다. 화웨이(Huawei)는 지난해 자사 클라우드·스토리지 인프라에 딥시크(DeepSeek)의 대규모 언어 모델 접근권을 묶어 아프리카 전역의 기술 임원들에게 제안했는데, 일부 사례에서는 가격 차이가 90%를 넘었다. 같은 시기 마이크로소프트는 2027년 말까지 남아공 클라우드·AI 인프라에 54억 랜드(3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고, 구글·아마존웹서비스·오라클도 이미 현지에 클라우드 지역을 두고 있다. 분석은 이들 투자가 상업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고 본다. 화웨이의 인프라 확장은 감시 시스템 제공 이력 등 중국의 전략적 목표와 연결돼 왔고, 미국 하이퍼스케일러 투자 역시 폐쇄형 모델과 일방적 가격 책정이라는 또 다른 종속 구조를 동반한다.

Top view of paper world map with continents and different countries oceans and seas placed in sunny room
사진: Nothing Ahead / Pexels

역설적인 점은 AI를 가능케 하는 광물을 캐내는 나라가, 정작 그 광물로 만든 AI에 대해 발언권이 없는 위치에 스스로를 두었다는 데 있다. 분석은 알고리즘·컴퓨팅·데이터로 구성된 ‘AI 삼각 구도’에서 남아공이 첨단 모델 개발 역량은 없으나 컴퓨팅 축의 백금족 금속 지렛대를 쥐고 있고 높은 일조량과 재생에너지 잠재력까지 갖췄다고 짚었다. 그러나 철회된 초안 정책은 하이퍼스케일러 투자에 대한 최소 조건도, 데이터 주권 요건도, 기술 이전 조건도, 컴퓨팅 가시성 장치도 제시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거버넌스 선택을 비롯한 여러 조항이 ‘옵션(OPTION)’으로 미결 상태로 남았다.

대안으로는 외국 컴퓨팅 인프라 투자에 대한 의무 최소 조건, 컴퓨팅 보고 기준, 국가 AI 안전연구소 설립, 국내 모델 개발용 데이터 자산을 만들기 위한 국가 AI 핵심 분야 지정 등이 제시됐다. 컴퓨팅 제공자가 모델 가중치와 학습 데이터를 보호하고, 사용 기록을 관리하며, 고객의 안전 기준 준수를 확인하고, 위반 시 접근을 제한하는 역할을 운영 조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버넌스 틀도 거론된다. 분석은 최소 조달 조건이 투자를 가로막는 장벽이 아니라, 투자가 유치국에서 가치를 빼가지 않고 기여하도록 만드는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남아공의 선택은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선례가 될 전망이다. 남아공이 데이터 주권과 기술 이전 조건을 투자 요건으로 협상하면 복제 가능한 모델이 되지만, 표준 상업 조건대로 진행되면 추출적 AI 인프라가 대륙 전반에 일반화된다. 지난달 한 매체가 초안 정책에서 AI가 만들어낸 허위 인용을 보도하자 솔리 말라치 통신·디지털기술부 장관은 초안을 철회했는데, 분석은 이를 주도권을 잃을 수 있는 실수로 평가했다. 이후 독립 패널이 꾸려져 2027년 1월까지 수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나, 그사이 남아공은 공식 AI 거버넌스 틀 없이 남게 됐다. 자원과 시장이라는 지렛대를 가진 나라가 정책 부재로 협상력을 흘려보내는 모습은, 글로벌 사우스 전반의 AI 거버넌스에 경고로 읽힌다.

Tags: AI정책글로벌사우스남아공데이터주권백금족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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