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금융 기관들이 한때 위협으로 여겼던 암호화폐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의 공동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리플리(David Ripley)는 “사실상 모든 전통 금융서비스 기업이 고객에게 암호화폐,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2026년의 핵심 흐름”으로 규정했다. 리테일 투자자와 기관 모두에서 디지털 자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은행과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서비스 도입에 나서는 형국이다.
이 같은 변화를 이끄는 요인으로는 AI,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연장 거래 시간 등 네 가지 메가트렌드의 동시 부상이 꼽힌다.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이 투자자들에게 블록체인 기반 전통 자산에 대한 수용성을 높였으며, 리플리는 다음 단계로 주식 토큰화를 예고했다. 크라켄은 최근 토큰화된 IPO 주식을 소매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나스닥(Nasdaq) 최고재무책임자 사라 영우드(Sarah Youngwood)는 스페이스X, 오픈AI, 앤트로픽 등 조 단위 IPO 물결도 미국 시장이 소화할 수 있다고 밝히며, AI가 만들어 내는 소규모 기업들과 그로부터 성장하는 대형 기업 모두를 위한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나스닥이 연장 거래 시간을 추진하는 동안 암호화폐 시장은 이미 24시간 365일 운영 중이다. 금융 시장의 글로벌화·디지털화·상시 가동이라는 방향성에서 전통 금융과 크립토 생태계가 수렴하고 있다. 리플리는 많은 일반 투자자들이 기업 성장 사이클의 상당 기간 동안 투자 기회에서 배제돼 왔다며, 이번 변화가 더 넓은 ‘접근성’ 확대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AI와 토큰화가 동시에 금융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2026년은 금융 인프라의 구조적 전환 원년으로 기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