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전환 시대를 맞아 데이터를 국가 핵심 사회 인프라로 재정립하려는 정책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는 현재 여러 부처와 공공기관 서버에 파편화된 채 고립돼 있는 데이터를 부처 칸막이 없이 연계·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데이터기본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국민 생활과 직결된 핵심 정보를 ‘국가데이터’로 지정하고, 공공과 민간에 흩어진 데이터를 안전한 환경에서 결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데이터 연계 정책의 실증 사례도 가시화되고 있다. 기후 데이터와 기상 정보를 결합한 폭우 침수 예측, 복지 데이터를 활용한 사각지대 주민 발굴이 이미 실무에 적용되고 있으며, 고령자 주거·고용·복지 데이터를 정밀 연계해 초고령사회 대응 정책 설계에 활용하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사망 원인과 일자리 데이터를 결합해 고독사 등 사회적 위험을 조기에 포착하는 과학적 복지 모형도 구축 단계에 있다.
국가데이터처는 단순 통계 생산·관리에 그쳤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민 물가·국민 안전·지역 경제 등을 실시간 분석하고 예측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AI 시대에 도로·철도가 산업화 시대의 혈맥이었던 것처럼 데이터가 국가 성장을 정밀하게 이끄는 인프라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기조다. 이를 위해 각 기관이 독점해 온 데이터 보관 체계를 개방하고, 수요자 중심의 범국가적 데이터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법제화의 방향이다.
데이터 연계는 고품질 AI 모델 학습과 공공 서비스 고도화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에서 산업적 함의도 크다. 부처마다 흩어진 데이터를 안전하게 결합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면,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학습용 데이터의 폭이 넓어진다. 다만 민감 정보 결합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데이터 품질 표준화, 기관 간 책임 배분 같은 과제가 남아 있어 실제 효과는 세부 집행 기준과 거버넌스 설계에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