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인공지능(AI) 정책을 설계해 온 두 핵심 직책이 같은 시기에 비어버리면서 AI 거버넌스의 지휘부가 동시에 멈춰 섰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6·3 재보궐선거에서 부산 북구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임문영 전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은 광주 광산구을에서 62.05%를 득표해 당선됐다.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두 자리 모두 후임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AI 수석 업무는 청와대 재정기획보좌관이 대행하고 있으며, AI전략위 상근부위원장 자리는 배경훈 과학기술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이 임시로 겸임하는 3중 겸임 체제가 됐다.
AI 수석 후임 후보군으로는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출신 인사들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한컴그룹 최초 여성 CTO와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을 역임한 오순영, KAIST 전산학부와 MIT 박사 출신으로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을 지낸 배순민, 2015년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를 창업한 김동환 대표 등이 거론된다. 청와대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하 전 수석이 AI 수석 취임 전후 민간 기업 주식을 취득·처분하는 과정에서 이해충돌 논란에 시달린 전례가 반면교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전략위 상근부위원장의 경우 학계 전문가가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컨트롤타워 공백이 이어지면서 정책 이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AI전략위는 올해 2월 99개 실행과제와 326개 정책권고를 담은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을 최종 확정했으며, 이 중 2026년 1분기 완료 목표 과제만 81개에 달한다. 이행을 주도해야 할 수장들이 동시에 자리를 비운 만큼 진행 상황을 챙길 주체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두 수장이 잇따라 정치권으로 옮겨가면서, 외부에서 영입한 산업·연구 인사에게 행정 책임까지 맡기는 인사 방식이 과연 적절했는지를 되묻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AI 거버넌스 설계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논의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