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기기 자체에서 인공지능(AI)을 구동하는 소형 단일 보드 컴퓨터 ‘코랄 보드(Coral Board)’를 연례 개발자 행사에서 선보였다. 이어폰, 증강현실(AR) 안경, 스마트워치 같은 작은 기기를 겨냥한 제품으로, 제각각이던 AI 가속기 생태계의 파편화 문제를 풀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보드의 핵심에는 구글 리서치가 RISC-V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만든 오픈소스 머신러닝 장치 ‘코랄 NPU’가 자리한다. 시냅틱스의 아스트라 SL2619 칩에 2㎓ 듀얼코어 프로세서, 2GB 램, 초당 1조 회 연산(1 TOPS) 성능을 갖췄다. 구글의 소형 오픈소스 언어모델 ‘젬마3 270M’이 클라우드 연결 없이 보드 위에서 전부 돌아간다.
행사에서는 실시간 번역, 음성으로 제어하는 하드웨어, 그리고 영상 인식 모델이 해파리의 움직임을 추적해 음악으로 바꾸는 생성형 음악 공연 등이 시연됐다. 시연에 쓰인 코드는 모두 깃허브에 오픈소스로 공개됐다. 보드는 올여름 출시 예정이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동안 엣지용 AI 가속기는 제조사마다 규격과 소프트웨어가 달라 개발자가 기기별로 따로 대응해야 하는 부담이 컸다. 구글이 RISC-V라는 개방형 명령어 집합 위에 NPU를 올리고 관련 코드를 공개한 것은, 이 파편화를 표준화로 풀어 더 많은 개발자를 끌어들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개방형 생태계를 선점해 온디바이스 AI의 사실상 표준을 쥐려는 전략인 셈이다.
온디바이스 AI는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지 않아 사생활 보호와 응답 속도 면에서 강점이 있다. 클라우드 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소형 기기에까지 로컬 AI를 심으려는 이 흐름은 엣지 AI 시장의 문턱을 낮추는 신호로 읽힌다. 국내 기기·부품 업계로서도 저전력 NPU와 경량 모델을 결합한 온디바이스 설계 역량이 새로운 경쟁 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