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이 6월 5일 자체 연구 조직인 앤트로픽 인스티튜트를 통해 AI가 AI 개발을 이미 주도하고 있다는 내부 데이터를 공개하며, 완전한 재귀적 자기개선(AI가 자신의 후속 모델을 자율 설계·개발하는 단계)이 현실화되기 전에 글로벌 차원의 개발 속도 조절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2026년 5월 기준 자사 개발 코드의 80% 이상을 클로드(Claude)가 작성하며, 2025년 초 클로드 코드 출시 전 한 자릿수에 불과하던 비율이 불과 1년여 만에 역전됐다.
생산성 지표도 뚜렷하게 변했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엔지니어 1인당 하루 코드 머지(최종 제품 반영) 량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거의 변화가 없다가, 2025년 클로드가 코드를 직접 실행하기 시작하면서 상승해 2026년 2분기 기준 2024년 대비 약 8배 수준으로 늘었다. 이는 엔지니어가 더 많이 일해서가 아니라 클로드가 코드를 쓰고 사람은 방향을 잡고 검토하는 방식으로 역할이 바뀐 결과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코드 품질 측면에서는 클로드가 작성한 코드를 다른 클로드가 자동 검토하는 시스템이 과거 장애 원인 버그의 약 3분의 1을 사전에 탐지할 수 있었다는 소급 분석 결과도 공개됐다. 연구 영역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앤트로픽은 내부 연구 세션 129건을 분석해, 연구자가 방향을 잘못 잡은 순간에 클로드 마이토스 프리뷰(Mythos Preview)가 더 나은 다음 단계를 제안한 비율이 64%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6개월 전 클로드 오푸스(Opus) 4.5의 51%에서 상승한 수치다.

현재 단계가 완전한 재귀적 자기개선은 아니라고 앤트로픽은 선을 긋는다. 어떤 문제를 풀지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 즉 회사가 ‘리서치 테이스트(research taste)’라고 부르는 역량에서는 인간과 격차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능력이 다른 AI 역량처럼 어느 시점에 급격히 향상될 수 있다고 회사는 본다. 완전한 재귀적 자기개선이 실현될 경우 발전 속도는 컴퓨팅 가용량에 의해서만 결정되며, 인간이 AI 결정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 단계에 진입하면 통제권을 잃을 수 있다고 앤트로픽은 경고했다.
이에 앤트로픽은 효과적으로 기술 개발을 늦출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 회사가 단독으로 멈추는 것은 안전에 덜 신경 쓰는 경쟁자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앤트로픽은 의미 있는 속도 조절이 가능하려면 복수의 프런티어 AI 기업이 같은 조건으로 동시에 멈추고 상호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트로픽 인스티튜트는 향후 수개월 내 정책 입안자, 연구자, 시민사회, 다른 AI 기업들과의 대화를 조직하고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