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이 구글(Google)의 제미나이(Gemini)를 차세대 시리(Siri)의 AI 엔진으로 채택한다고 양사가 올해 초 발표한 가운데, 6월 9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애플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관련 소프트웨어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애플 헬스케어 기능의 대규모 업그레이드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드웨어를 폐쇄적으로 유지해온 애플이 구글의 AI 역량을 시스템 수준에서 통합하는 것은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구체적으로는 애플 건강(Health) 앱과 애플워치(Apple Watch) 데이터를 연결하는 AI 건강 코치 기능이 거론된다. 구글이 자사 핏빗(Fitbit) 기반 구글 헬스(Google Health) 플랫폼에서 선보인 AI 건강 코치처럼, 수면·운동·스트레스 데이터를 종합해 개인화된 추천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리가 건강 앱, 저널 앱, 피트니스 앱 등 여러 앱을 가로질러 데이터를 연결하고, 사용자가 별도로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통합 요약을 제공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단, 이 과정에서 애플이 자사의 강점인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암호화 정책을 어느 수준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시각화와 상호작용 측면에서도 변화가 기대된다. 현재 애플 건강 앱은 데이터를 나열하는 방식에 가깝지만, 오우라(Oura)나 구글 헬스처럼 일일 수면·활동·스트레스 점수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인터페이스로 전환될 경우 이용자 경험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애플이 2025년 공개한 수면 점수 기능을 확장해 맞춤형 건강 준비도 점수나 웰니스 권고 엔진으로 고도화하는 방향도 거론된다. 건강 데이터에 AI를 결합한 웨어러블 시장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WWDC 발표 내용은 애플이 이 분야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