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출범 1년을 맞아 AI 주권 확보와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한 정책 성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AI 분야 투자예산을 전년 대비 3배 증가한 9조 9,000억 원으로 확대했으며, 2030년까지 민관 합산 GPU(그래픽처리장치) 26만 장을 확보하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실 신설과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출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부총리급 격상 등 추진 체계도 정비했다. 엔비디아(NVIDIA)와의 협력이 물꼬를 텄고, 삼성전자·SK·현대차·네이버 등 주요 기업이 동참하며 당초 공약이던 GPU 5만 장 목표가 26만 장으로 대폭 확대됐다.
정부 AI 정책의 또 다른 축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다. 해외 빅테크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데이터·서비스·반도체 생태계를 연결하려는 소버린(Sovereign) AI 전략의 핵심 과제로 추진된 이 사업은 5개 정예팀을 선발해 단계별 평가를 거쳐 2027년 말 최종 2개 팀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쟁 과정에서 일부 팀이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자체 역량으로 처음부터 개발)’ 원칙 충족 여부를 둘러싼 논란과 탈락 팀의 형평성 이의 제기가 있었지만, 참여 여부와 무관하게 국내 주요 사업자들이 자체 AI 모델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미국 스탠퍼드 인간중심AI연구소(HAI)의 ‘AI 인덱스 2026’에서 한국은 2025년 출시된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 기준으로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인프라 구축의 제도적 토대로는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이 제정됐으며, 국민성장펀드 등을 통한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 육성도 병행 추진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GPU를 활용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국산 NPU 생태계를 키워 외산 인프라 의존도를 낮추는 투 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AI 농산물 정보 플랫폼, AI 국세 상담사 등 민생 10대 과제도 추진하며 AI 활용 저변을 넓히고 있다.
성과 가시화의 첫 관문은 이르면 오는 11월 무료 공개될 ‘모두의 AI’다. 독자 AI 모델을 바탕으로 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나, 챗GPT(ChatGPT)·제미나이(Gemini)·클로드(Claude) 등 해외 빅테크 서비스가 이미 국내 시장에 자리 잡은 상황에서 실질적 품질과 편의성으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자율형 AI 에이전트 시대를 향한 글로벌 프런티어 모델 경쟁에 한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이재명 정부 AI 정책의 다음 시험대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