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 과학혁신기술위원회 소속 의원 11명이 2026년 6월 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팔란티어(Palantir) 기술에 대한 영국 정부의 급증하는 의존도가 “받아들일 수 없는 약점”이라고 경고했다. 위원회는 팔란티어 및 파트너사가 NHS(영국 국민보건서비스)와 국방부 등과 맺은 계약 규모가 총 7억 5000만 달러에 달한다며, 이 수준의 의존도는 미래 계약 협상에서 팔란티어에 압도적인 협상력을 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 의장인 치 온우라(Chi Onwurah) 의원은 벤더 종속(vendor lock-in) 상황에서는 장기적으로 더 비싸고 질 낮은 서비스를 받게 되며, 최악의 경우 핵심 공공서비스가 마비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이 2023년 NHS에 대한 영국 국민의 애착을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표현한 것과 CEO 알렉스 카프의 저서를 토대로 한 정치 성명서가 “영국의 가치관과 명확한 불일치”를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특히 NHS가 내년 2월 계약에 포함된 조기 종료 조항을 발동해 관계를 청산할 것을 권고했다.

팔란티어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지도 작성 및 의료 물자 배분 지원 목적으로 영국 정부와 처음 협력을 시작했다. 이후 계약이 확대되면서 NHS 중앙 데이터 인프라 구축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회사 측은 의회 청문회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부여받은 권한을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며 정치적 중립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팔란티어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AWS, 후지쓰 등의 미국·일본 기업 의존도 문제를 다루면서도 “팔란티어가 가장 우려된다”고 명시했다.
이번 보고서는 팔란티어의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 및 미국·이스라엘 군 협력 사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시점에 발표됐다. AI 시대 공공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를 외국 민간 기업에 위탁할 때 데이터 주권과 가치 정렬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영국을 넘어 유럽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