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이 일본을 거쳐 중국으로 밀반입된 정황을 대만 검찰이 포착하고 첫 공개 단속에 나섰다. 대만 검찰은 최근 서버 수출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3명을 구금했다. 이들은 미국 정부 허가 없이는 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 고성능 AI 칩이 탑재된 서버를 일본으로 먼저 수출한 뒤 최종적으로 중국에 전달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50여 대의 서버를 압수했다. 피의자들이 허위 수출 문서를 작성해 일본을 중간 경유지로 활용하려 했다는 혐의다. 관계자들은 최소 한 차례의 물량은 이미 대만 세관을 통과해 일본으로 반출된 뒤 홍콩을 거쳐 중국 본토로 이동한 것으로 의심했다. 홍콩은 그동안 중국으로 향하는 첨단 반도체나 서버 장비의 우회 경로로 자주 지목돼 왔다.

이번 사건은 일본을 경유한 AI 칩 밀수 의혹이 공개적으로 수사 대상이 된 첫 사례로 꼽힌다. 그동안 미국의 AI 반도체 우회 수출 사례는 동남아시아 경로에 집중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일본 등 미국의 핵심 동맹국까지 우회 경로로 활용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규제망을 빠져나가려는 시도가 더 정교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미국 검찰은 반도체 우회 수출과 관련해 최소 5건 이상의 형사 사건을 수사 중이다. 대만과 싱가포르에서도 유사한 수출 사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통제가 강화될수록, 이를 우회하려는 밀수 시도와 이를 막으려는 단속이 동시에 늘어나는 양상이다.
대만 당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엔비디아나 서버 제조사의 직접적인 위법 행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모든 파트너에게 규정을 엄격하게 설명하고 있다며 규정 준수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AI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기술 통제 전선이 공급망 곳곳으로 번지고 있어, 국내 반도체 기업도 수출 규제 준수 리스크를 주시할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