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Google)의 모회사 알파벳(Alphabet)이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총 800억 달러(약 11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을 2026년 6월 1일 공식 발표했다. 역사적으로 풍부한 자체 현금 흐름을 자랑해온 알파벳이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조달 구조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먼저 의무전환우선주(mandatory convertible preferred stock)와 보통주로 구성된 300억 달러 규모의 인수확약(underwritten) 공개 공모가 진행된다. 이어 3분기부터 시작될 시장연동 주식 발행 프로그램(ATM, at-the-market)을 통해 400억 달러를 추가로 조달한다. 마지막으로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로부터 사모 거래 방식으로 100억 달러를 받는데,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5년 3분기부터 알파벳 지분을 꾸준히 늘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벳은 조달 자금의 용도를 “전례 없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AI 인프라 확장 및 글로벌 컴퓨팅 역량 강화”라고 밝혔다. 회사는 앞서 10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해 현대 기업 역사상 최초로 초장기 채권 시장에 진입한 바 있다. 이번 주식 발행은 그 연장선이다. 시장조사 업체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에 따르면 알파벳을 포함한 5대 하이퍼스케일러는 올해 합산 7500억 달러 이상을 AI 관련 설비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수치가 2030년까지 4조 달러로 불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규모 투자 경쟁이 지속되는 배경에는 빅테크 기업들이 공유하는 구조적 위기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선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알파벳 최고경영자는 “과소투자의 위험이 과잉투자의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직접 밝혔다. AI가 기존 비즈니스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경쟁자에게 기술 우위를 내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막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알파벳의 이번 결정은 AI 인프라 전쟁이 자본 동원력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