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과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그리고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에 필요한 전력 수요를 반영한 중장기 전력수급 계획이 올해 정기국회 전후로 확정될 전망이다. 정부 내에서는 최근 부지가 확정된 원전 외에 추가로 원전을 건설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3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정기국회 전후로는 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4월 발표된 12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 전망에 따르면 2040년 전력소비량은 657.6~694.1테라와트시(TWh), 연중 최대 전력 수요는 131.8~138.2기가와트(GW)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현재보다 최대 1.4배 늘어난 수치인데, 이 전망은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등을 포함한 ‘3대 메가프로젝트’가 공개되기 전 추산된 것이어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당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15GW, 서남권 반도체 산단에는 6.3GW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는 한국형 원전 APR1400 기준 15기 분량의 발전량에 해당한다. AIDC 필요 전력은 2035년 18.4GW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원전 20기를 더 지어도 부족하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김 장관은 현재 계획된 수준까지는 재생에너지, 한빛원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면서도, 반도체 산단이 확대될 경우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원전 추가 건설을 빠르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남 영광군 한빛원전과 울산 새울원전 부지에 각각 2기씩 원전을 더 지을 여유 부지가 있다고 보고받았다고 언급했다. 국내에서 원전 한 기를 짓는 데는 부지 선정 절차를 포함해 통상 14년이 걸리는 것으로 추산돼, 데이터센터는 사실상 즉시, 반도체 클러스터는 조기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일정과 시간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반도체 산업 호황이 장기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만 의존해 지나치게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전력수요 전망이 과도하게 산정됐을 가능성을 지적했고, 환경단체 관계자는 반도체·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는 낙관적으로 반영하면서 설비계획은 비관적으로 전망해 원전 확대를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논리가 짜여 있다고 비판했다. 원전 밀집지에 추가로 원전을 짓는 방안은 사고 발생 시 대규모 복합재난 위험을 키우고, 전력 생산·소비 지역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