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의 자체 AI 칩 수주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파운드리사업부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2나노미터(nm) 공정을 기반으로 한 협력 방안을 조율 중이며, 실제 수주로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Claude)’로 알려진 앤트로픽은 자사 AI 칩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기 위해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의 AI 추론 전용 칩 ‘그록3 언어처리장치(LPU)’를 비롯해 테슬라·애플 등 대형 고객사 물량을 잇달아 확보한 상태다. 앞서 지난 5월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과 함께 앤트로픽의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투자에 참여한 바 있으며, 메모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파운드리 사업을 병행하고 있어 협업 확대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삼성전자는 앞서 엔비디아와 HBM4E·파운드리 협력을 논의한 데 이어,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에 AI 칩 위탁 물량이 몰리며 공급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잡을 경우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파운드리사업부는 2028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추가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최근 내부 설명회에서 내년 흑자 전환은 쉽지 않지만 2028년에는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한 신규 파운드리 공장이 내년 초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점도 반등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 공장은 2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테슬라의 AI 칩을 생산해 공급할 예정으로, 지난해 7월 체결한 22조80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에서 선단 공정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워 빅테크 고객사 추가 확보에 힘을 쏟고 있으며, 테슬라에 이어 앤트로픽까지 확보하면 2나노 공정의 신뢰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8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5의 베이스 다이에도 2나노 공정을 적용해 개발 중이다. 앞서 올해 2월 엔비디아에 양산 출하한 6세대 HBM4의 베이스 다이는 4나노 공정으로 개발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세대 앞선 미세공정을 적용해 기술 격차를 벌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앤트로픽 물량 수주가 성사될 경우 삼성전자가 TSMC의 대안으로 시장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