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대의 대표 주자였다가 스마트폰 전환기에 뒤처졌던 델(Dell)과 피처폰 몰락 이후 긴 침체를 겪어온 노키아(Nokia)가 AI 인프라 투자 열풍을 등에 업고 눈에 띄는 반등을 보이고 있다. 델의 2027회계연도 1분기(2026년 2~4월) AI 서버 매출은 161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8배 수준이다. 노키아 주가도 같은 기간 124% 이상 올랐다. 빅테크가 연간 7000억 달러 규모로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리는 흐름이 두 회사에 직접적인 수혜로 돌아오고 있다.
델은 PC와 엔터프라이즈 서버로 쌓아온 공급망 역량을 AI 서버로 전환한 것이 성장의 핵심이다. 엔비디아 GPU를 탑재한 고밀도 서버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 서버 제조·조립·유통 인프라가 그대로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노키아는 수천 개의 GPU가 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AI 클러스터 내부 네트워크와 광통신 장비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노키아가 6G 및 AI-RAN 전략을 추진하며 통신장비 시장 내 위상을 복구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수십 년에 걸쳐 본업에서 쌓아온 하드웨어 설계·제조·네트워크 운용 역량을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빠르게 연결했다는 점이다. 클라우드 시대에 한발 늦었던 기업들이 AI 인프라 전환기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전통 IT 하드웨어 기업들이 AI 공급망에서 새로운 역할을 찾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다만 두 회사 모두 AI 투자 사이클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구조라는 점이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둔화하거나 경쟁사가 AI 서버 시장에 진입을 가속화할 경우 현재의 성장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 현재 국면에서 두 회사가 AI 인프라 수혜를 어느 정도 구조적 수익 기반으로 전환하느냐가 향후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