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한 주 사이에 최고 수준의 AI 연구자 두 명을 경쟁사에 빼앗겼다.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처음 제안한 2017년 논문 ‘어텐션이 전부다(Attention Is All You Need)’의 공동 저자인 노암 샤제르(Noam Shazeer)가 오픈AI(OpenAI)로 이직했으며, 알파폴드(AlphaFold) 연구 성과로 2024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존 점퍼(John Jumper)는 앤트로픽(Anthropic)으로 자리를 옮겼다. 구글은 앞서 샤제르와 그의 캐릭터AI(Character.ai) 팀을 합류시키기 위해 20억 달러 이상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다른 AI 기업에서도 인력 이동이 이어졌다. 씽킹 머신스(Thinking Machines)에서 ‘부적절 행위 의혹’으로 이미 떠난 바렛 조프(Barret Zoph)가 오픈AI에 재합류했다가 다시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Nvidia)는 에센셜 AI(Essential AI) 팀을 인수합병 방식으로 영입했는데, 이 팀에는 AI 연구자 아시시 바스와니(Ashish Vaswani)가 포함됐다. 그는 샤제르와 함께 ‘어텐션이 전부다’ 논문을 공동 집필한 인물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샤제르와 점퍼의 이동은 실제 연구소 간 이탈에 해당하는 반면, 에센셜 AI 인수는 스타트업의 통상적인 편입으로 성격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는 인공일반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실현이 임박했다는 분위기 속에서 벌어졌다. 최정상 연구자들이 어느 기관을 선택하느냐는 단순한 이직을 넘어 해당 기관의 추가 채용과 인재 유출에도 연쇄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핵심 자산이 논문이나 코드에 담긴 지식 이상으로, 어떤 아이디어를 추구할지에 대한 판단력과 대규모 실험 운영 경험에 있다고 지적한다. 재정적 인센티브 면에서는 앤트로픽과 오픈AI 모두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어 상장 전 지분 가치라는 유인이 이미 상장된 구글·메타 등에 비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AI 연구 주도권을 둘러싼 인재전쟁은 한국 AI 생태계에도 시사점을 준다. 국내 연구자들이 해외 주요 AI 랩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역량 있는 연구 환경과 경쟁력 있는 보상 체계 없이는 인재 유출이 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AGI 달성의 핵심 시기로 보이는 지금, 어느 조직에서 연구하느냐가 연구자 본인의 커리어와 기술 역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도 달라진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