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안보 정책 전문가인 그레고리 앨런 디시전트리 리서치 대표가 15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정부가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 모델 수출을 제한한 조치가 유사한 성능의 AI 모델이 등장할 경우 올해 안에 재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 국방부 합동AI센터 전략정책국장 출신으로 중국 대상 반도체 수출 규제 설계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16~17일 서울대에서 개최되는 서울 AI 정책 콘퍼런스 2026 참석을 계기로 방한했다.
앨런 대표는 이번 수출 제한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AI 규제 기조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집권 초기 AI 확산을 위해 규제를 최소화하는 방향이었으나, AI 도입에 따른 고용 감소와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정치 이슈로 부상하면서 최소한의 규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기조가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공화·민주 양당 모두에서 AI 규제 강화 목소리가 커진 것도 배경으로 꼽혔다. 그는 AI 소프트웨어까지 포함하는 ‘풀스택’ AI 통제 강화 가능성도 제기했다. 반도체 같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를 처음 시도한 것은 지난해 1월 바이든 행정부였으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중단됐다가, 이번 조치로 다시 고개를 드는 양상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수출 통제 강화가 한국에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수출 규제가 한국에 반사이익을 준 측면이 있지만, 최상위 AI 모델 접근권이 반복적으로 제한되는 상황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간 AI 기술 격차를 18개월 안팎으로 본 앨런 대표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대중 제재가 더 본격화할 것”이라며 “공화·민주 양당 모두 비슷한 기류”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대응 전략에 대해 앨런 대표는 미국 AI 생태계의 필수 동맹이 되어 확실한 접근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처럼 미국이 보유하지 않은 핵심 기술에서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자체적으로 미국 수준의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보다 현실적인 AI 기술 주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