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스튜디오(Google AI Studio)에서 제미나이(Gemini)에게 단 하나의 긴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수 분 안에 작동하는 안드로이드 앱 미리보기가 나타났다. 정원 관리 할 일 목록, AI 식물 진단, 날씨 연동 기능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하자 제미나이는 구역별 식물 관리 섹션과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상태를 진단해 주는 ‘식물 의사’ 기능을 갖춘 앱 초안을 만들어냈다. 이 작업 방식은 코딩 지식 없이 대화형 AI에 원하는 기능을 말로 설명하는 이른바 ‘바이브코딩(vibe-coding)’의 실험 사례다.
완성도는 예상보다 낮았다. 제미나이가 처음 제시한 앱은 짙은 자주색 바탕에 검은 글씨를 사용해 가독성이 심각하게 떨어졌고, 배경색과 폰트를 교체하라고 지시해야 했다. 작업을 마치면 수정을 반영한 새 버전을 폰에 설치하고 문제를 다시 발견하는 반복 과정이 이어졌다. 날짜 선택 버튼이 실제로 날짜를 고를 수 없는 버그, 할 일을 추가하면 정기 탭과 일회성 탭 구분 없이 한쪽으로만 몰리는 오류 등이 잇따라 발견됐다. 실시간 날씨 데이터를 API로 불러오는 대신 날씨 프로파일을 수동으로 선택하는 방식을 기본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제미나이가 현실 세계가 아닌 가상의 이론 환경에서 동작한다는 사실을 거듭 상기시켜야 했다.
반면 식물 진단 기능은 즉각적인 실용성을 보여줬다. 황변한 철쭉 사진을 업로드하자 제미나이는 조경업자가 설치한 부직포(landscape fabric)와 강 자갈이 뿌리 시스템을 질식시키고 있다는 상세한 진단 보고서를 내놓았다. 실제로 자갈과 부직포를 걷어내자 며칠 새 새 잎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앱 제작에 오후 시간을 통째로 써버렸지만 얻은 식물 조언은 정확했다는 평가다.
이 실험은 바이브코딩의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드러낸다. AI는 텍스트 프롬프트를 기능하는 소프트웨어로 변환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가독성·실시간 정보 연동 등 현실 세계의 기본 조건을 스스로 고려하지는 못한다. 충분히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사전에 정의하지 않으면 수많은 반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이번 실험의 교훈으로 남았다. AI 도구가 비개발자의 앱 제작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은 사실이지만,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명확히 정하는 사람의 역할은 여전히 불가결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