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7월 24일(현지시간) 미국 페어몬트 샌프란시스코에서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 앞서 만났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 제조,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산업 통합을 아우르는 한국의 글로벌 AI 공급망 거점 구상을 설명했다. 황 CEO는 한국과 엔비디아가 PC 게임에서 AI 전환까지 25년 넘게 협력해 왔다며 AI 인프라, 반도체, 피지컬 AI(현실 공간에서 인식·판단·행동하는 인공지능), 연구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협력의 실제 사용처는 같은 주간에 공개된 계획에서 드러났다. 엔비디아와 KAIST는 서울 김재철AI대학원에 에이전틱 AI(목표를 세우고 도구를 사용해 업무를 수행하는 인공지능)를 연구하는 공동 연구소를 출범시켰다. 엔비디아는 KAIST 기계공학과와 피지컬 AI 공동 연구·인재 양성을 위한 AI 기술센터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엔비디아와 로봇 개발·검증에 쓰는 표준 기반인 로봇 레퍼런스 플랫폼을 공동 구축해 대학과 스타트업의 로봇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연구자와 개발자는 모델·컴퓨팅 자원에 접근할 수 있고, 제조기업은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을 산업 현장에서 검증할 기반을 확보하는 구조다.

인프라 계획도 완료된 시설이 아니라 확장·투자 단계로 봐야 한다. 엔비디아는 네이버·브룩필드와 세종 데이터센터의 엔비디아 DSX AI 팩토리를 200메가와트, 약 10만 개 GPU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반 제품은 엔비디아 베라 루빈 플랫폼이다. SK그룹과 엔비디아는 글로벌 컴퓨팅 수요에 대응하는 5,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포괄적 협력 계획을 발표했으며, 합의의 정식화를 위한 의향서에 서명했다. 이는 서비스 제공이 이미 끝났다는 의미가 아니라 전력·시설·장비 공급과 계약 이행이 뒤따라야 하는 계획이다. 공급망 협력이 현실화되면 국내 클라우드 이용자와 기업이 연산 자원을 활용할 선택지가 늘 수 있지만, 이용 가격과 배분 조건은 공개 자료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이번 회동 자체에서는 별도 투자액, 계약 기간, GPU 공급 물량, 이행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상과 기업 대표가 협력 방향을 확인한 사실과 서밋에서 발표된 개별 사업 계획을 구분해야 한다. 200메가와트와 약 10만 개 GPU, 5,000억달러 이상 같은 수치도 현재 가동 규모나 집행 완료액이 아니라 계획·협력 규모다. 향후 품질 판단 기준은 공동 연구소와 로봇 플랫폼이 실제 과제와 인력 양성으로 이어지는지, 데이터센터 확장이 전력·부지·장비 조건을 충족하는지, 국내 이용자가 감당할 가격과 접근 조건이 제시되는지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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