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은 2019년 5월 문어 말뭉치 구축 사업을 발주했고, 웅진북센이 수집한 북토피아 콘텐츠의 이용 권한을 둘러싸고 출판계와 분쟁이 벌어졌다. 말뭉치는 책·기사·보고서 같은 텍스트를 분석 가능한 형태로 모은 데이터로 국어 연구와 인공지능 학습에 쓰인다. 웅진북센은 관련 콘텐츠를 정당하게 양수했다는 입장이었지만, 출판계는 원저작물을 말뭉치로 구축하고 제공할 권한까지 확보됐는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고 맞섰다. 데이터 파일을 넘겨받았다는 사실과 그 안의 저작물을 새로운 목적으로 이용할 권리는 같지 않다는 쟁점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국립국어원은 2022년 8월 24일 저작권 문제가 제기된 일부 문어 말뭉치 서비스를 중단하고 전수 검토와 수정 뒤 다시 공개하겠다고 알렸다. 이후 정산 논의가 진행됐고, 2023년 1월 27일 대한출판문화협회·국립국어원·웅진북센이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저작물의 최소 이용 허락 기간은 2030년에서 2027년 12월 31일까지로 줄었고, 이후 3년은 출판사의 선택에 따라 연장 여부를 정하도록 했다. 추가 저작물 사용료 지급도 합의 내용에 포함됐다.
이 과정은 AI 데이터 계약에서 권리 범위를 문서로 세분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원문을 수집·복제하는 권리, 가공해 데이터셋을 만드는 권리, 연구자나 기업에 다시 제공하는 권리, 모델 학습과 결과물 생성에 쓰는 권리는 서로 다를 수 있다. 계약서에는 대상 저작물과 권리자, 이용 목적, 제공 대상, 지역, 기간, 재허락 여부, 삭제·회수 절차와 보상 방식을 적어야 한다. 권리자가 다수라면 작품별 동의와 정산 기록을 연결하고, 데이터 버전이 바뀔 때 어떤 원문이 포함되거나 빠졌는지도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 권리 점검 항목 | 확인할 내용 | 누락 시 위험 |
|---|---|---|
| 권리 주체 | 작품별 원저작권자와 양수·위탁 근거 | 파일 보유자를 권리자로 오인 |
| 이용 범위 | 복제·가공·학습·제3자 제공·재허락 | 새 용도 사용 중단과 분쟁 |
| 기간·철회 | 허락 종료일·연장 선택·삭제 절차 | 기간 만료 뒤 계속 이용 |
| 정산·추적 | 작품별 사용료·데이터 버전·배포 기록 | 보상 누락과 영향 범위 확인 실패 |
도입 기업과 공공기관은 데이터 양이나 모델 성능을 보기 전에 권리 증빙을 검수해야 한다. 공급자가 원저작권자인지, 위탁이나 양수 계약이 AI 학습과 제3자 제공까지 허용하는지, 이용 기간이 끝나면 학습 데이터와 파생본을 어떻게 처리할지 확인해야 한다. 분쟁 제기 때 배포를 중단하고 영향을 받은 데이터와 모델을 식별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2019~2023년의 분쟁과 합의가 남긴 교훈은 명확하다. AI 데이터의 가치는 텍스트 수량뿐 아니라 이용 허락의 범위와 기간, 정산과 철회 기록을 끝까지 설명할 수 있을 때 유지된다.
저작권자 © STORIU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