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리서치(Google Research)가 웨어러블 기기의 센서 데이터로 사전학습한 건강 파운데이션 모델 ‘센서FM(SensorFM)’을 공개했다. 이 모델은 500만 명이 착용한 스마트워치·밴드에서 모은 1조 분(약 20억 시간) 분량의 센서 신호를 라벨 없이 학습해, 하나의 표현으로 35개에 이르는 서로 다른 건강 예측 과제에 전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금까지 웨어러블 건강 모델은 대개 질환 하나마다 별도로 만들어 왔는데, 이런 방식은 예측 대상이 수십 개로 늘어나면 라벨을 붙이는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출발점이다.
센서FM은 다섯 종류의 센서에서 나온 신호를 다룬다. 광용적맥파(PPG)와 가속도계, 피부 전기활동(EDA), 피부 온도, 고도계에서 1분 단위로 집계한 34개 특징을 24시간 맥락 창 안에서 학습한다. 구조는 시계열용으로 변형한 ViT-1D 인코더에 마스크드 오토인코더(가려진 입력을 복원하며 학습하는 방식) 목표를 결합한 형태다. 사전학습에 쓰인 데이터는 2024년 9월부터 2025년 9월까지 동의를 받은 500만 명에게서 수집됐으며, 100개국 이상과 미국 전 주, 20종 이상의 핏빗(Fitbit)·픽셀 워치(Pixel Watch) 기기를 아우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모델은 파라미터 규모에 따라 가장 작은 XXS부터 약 1억1천만 파라미터의 B까지 네 가지 변형으로 나뉜다.

연구진이 강조하는 대목은 규모가 실제 성능으로 이어지느냐는 물음이다. 모델 크기와 데이터 양을 나란히 키운 결과, 가장 큰 B 모델은 가장 작은 XXS 대비 복원 검증 손실을 31% 낮췄고 35개 과제 중 33개에서 앞섰다. 다만 큰 모델이라도 데이터가 부족하면 오히려 과적합으로 성능이 떨어졌으며, 이 때문에 대표 결과는 용량에 비례해 데이터를 함께 늘린 조건을 전제로 한다. 이는 파운데이션 모델이 특정 분야에서 유효하려면 방대한 무라벨 데이터 확보가 관건임을 다시 보여준다. 앞서 범용 모델과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이 의료 현장에서 나눠 맡는 역할을 짚은 논의와도 같은 흐름에 놓인다.
센서FM의 또 다른 축은 결측 데이터를 잡음이 아닌 신호로 다루는 방식이다. 실제 착용 데이터는 충전이나 손목에서 벗은 시간, 절전 모드 탓에 끊기기 마련인데, 연구진은 이를 억지로 채우거나 버리는 대신 ‘적응·상속 마스킹(AIM)’ 기법으로 처리한다. 디코더가 가려진 관측을 복원하도록 학습하면서 결측 보완과 예측이 부수적으로 따라온다는 설명이다. 활용은 인코더를 고정한 채 사람 단위로 임베딩을 모아 선형 분류기만 얹는 방식으로, 별도의 대규모 재학습 없이도 심혈관·대사·정신건강·수면 등 여러 영역의 과제에 붙일 수 있다.
검증에는 사전학습과 분리된 데이터가 쓰였다. 세 건의 전향적 임상연구에서 모은 1만3985명을 대상으로 심혈관 6개, 대사 8개, 정신건강 8개, 수면 3개 등 35개 과제를 평가했으며, 연구진은 센서FM이 이 가운데 31개에서 가장 좋은 성능을 냈다고 보고했다. 나아가 이 모델의 예측을 개인 건강 요약에 붙이자, 조건을 모르는 상태로 평가한 전문의 4명의 판정에서 실측 정답값과 통계적으로 구분되지 않는 수준의 유용성을 보였다. 다만 연구진은 이 모델의 용도를 진단이 아닌 선별·위험 계층화로 못박아, 확진 검사가 필요한 대상을 걸러내는 보조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스마트워치가 이미 일상에 파고든 국내 헬스케어 시장에도 웨어러블 센서 데이터의 재해석이라는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