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단계를 넘어 임상시험 전 과정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임상시험 솔루션 기업 메디데이터는 AI를 활용해 임상시험 구축 시간을 최대 75% 단축하고, 합성대조군(Synthetic Control Arm·SCA)을 통해 필요한 대조군 환자 수도 약 3분의 2까지 줄였다고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후보물질 발굴에 머물던 AI의 역할이 실제 임상 운영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제프 벤티밀리아 메디데이터 오퍼링 및 포트폴리오 관리 부문 수석부사장은 AI가 임상시험에 기여하는 방식이 크게 임상 기간을 줄이는 것과 업무에 드는 시간·노력을 줄이는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약사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유망한 후보물질을 가능한 한 빨리 환자에게 전달하는 것인데 AI가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조군 규모를 줄이면 환자가 실제 치료군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아져 치료 기회가 넓어지는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메디데이터는 환자 모집과 임상 운영, 데이터 관리·분석을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기업으로, 현재 전 세계 2300여 개 고객사가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신약의 80% 이상이 이 플랫폼을 활용했으며, 지금까지 3만8000건 이상의 임상시험과 1200만 명 이상의 환자 데이터를 축적했다. 회사는 올해 3월 출시한 ‘메디데이터 플러스’를 통해 임상 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하나의 표준화된 데이터 레이어로 연결하고 그 위에서 다양한 AI를 활용하는 구조를 갖췄다.
다만 벤티밀리아 부사장은 AI가 임상시험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데이터는 규제기관 요구에 맞춰 AI 결과를 사람이 최종 검증하는 ‘휴먼 인 더 루프’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에 처음부터 모든 것을 AI로 바꾸기보다 운영·데이터 검토처럼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영역부터 도입하고 성공 기준(KPI)을 명확히 세워 단계적으로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궁극적으로는 단계별 임상시험이 환자의 실제 치료 여정에 맞춘 새로운 모델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