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이 202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독립 지배구조 기구 위원으로 영입했다. 앤트로픽은 자사 이사회 이사 과반의 임면 권한을 가진 ‘장기이익신탁'(LTBT·Long-Term Benefit Trust)의 새 위원으로 버냉키 전 의장을 위촉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앤트로픽은 클로드(Claude) 대규모 언어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안전과 공익을 명분으로 한 독특한 지배구조를 운영해 왔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연준을 이끌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을 지휘한 인물이다. 이후 프린스턴대 경제학과장을 지내며 대공황과 금융위기에서 은행이 하는 역할을 연구한 공로로 202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는 위촉 소감으로 “인공지능의 잠재력은 엄청나며 그로 인해 초래될 결과의 범위도 광범위하다”며 “앤트로픽은 AI가 인류에 가져다주는 장기 혜택이 위험을 넘어서도록 보장하기 위해 독창적인 지배구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LTBT는 앤트로픽의 경영진·투자자와 독립된 기구로, AI를 인류의 장기 이익에 부합하도록 책임 있게 개발하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위원들은 회사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이익을 공유하지도 않지만, 이사회 구성원의 과반을 임명하고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상업적 이해관계에서 분리된 감시 기구가 이사회를 통제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수익 압박이 안전보다 앞서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다니엘라 아모데이 앤트로픽 사장은 “버냉키 전 의장의 판단력은 첨단 AI가 세계 노동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우리가 더 잘 예측하고 대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버냉키 전 의장 외에 LTBT 위원으로는 위원장인 닐 버디 샤 클린턴 건강접근성 이니셔티브(CHAI) 최고경영자(CEO)와 리처드 폰테인 신미국안보센터(CNAS) CEO, 마리아노-플로렌티노 쿠에야르 전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총재 등이 참여하고 있다. 통화정책과 거시경제 위기 관리에 정통한 인물을 안전 지배기구에 합류시킨 것은, AI가 고용과 경제에 미칠 파장을 앤트로픽이 주요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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