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멀티모달 추론 모델 뮤즈 스파크(Muse Spark) 1.1과 함께 자사 첫 개발자 API를 공개하며 인공지능(AI) 가격 경쟁의 판을 흔들고 나섰다. 새 개발자 API는 출력 토큰 100만 개당 4.25달러라는 공격적인 요금을 내세웠는데, 이는 하루 전 공개돼 잠시 최저가 자리를 차지했던 xAI의 그록(Grok) 4.5마저 밑도는 수준이다. 메타는 입력 토큰 100만 개당 1.25달러, 캐시된 입력은 0.15달러, 웹 검색 그라운딩은 쿼리 1,000건당 2.50달러의 가격표를 함께 제시했다.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가 내놓은 뮤즈 스파크 1.1은 에이전트 기반 작업과 코딩, 컴퓨터 사용, 멀티모달 이해를 겨냥한 모델이다. 메타는 이를 지난 4월 초 출시한 초기 뮤즈 스파크의 상당한 개선판이라고 설명했다. 이 모델은 메타 AI 앱과 meta.ai에서 ‘싱킹(Thinking)’ 모드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가중치를 공개하지 않아, 한때 오픈소스 진영의 영웅으로 불렸던 라마(Llama) 전략에서 메타가 사실상 방향을 틀었음을 시사한다. 새 이미지 모델 뮤즈 이미지는 아직 API로 제공되지 않는다.
이 가격 정책이 가장 크게 겨냥한 대상은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순수 AI 연구소다. 앤트로픽의 오퍼스(Opus) 4.8, 오픈AI의 GPT-5.5, 그리고 페이블(Fable) 5는 출력 토큰 100만 개당 25~50달러를 받고 있어 메타의 4.25달러와 수 배에서 열 배 넘게 차이가 난다. 두 회사는 수십억 달러를 태우며 높은 토큰 마진과 빠른 성장으로 손실을 메우고 기업가치를 정당화해 온 구조라, 연 600억 달러 넘는 이익을 내는 메타가 낮은 가격으로 경쟁 모델을 뿌리는 상황은 뼈아프게 다가온다. 메타와 구글은 API를 당장의 수익원이 아니라 자사 생태계로 향하는 관문으로 굴릴 여력이 있다.
압박은 반대편에서도 밀려온다.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들이 바닥 가격으로 시장을 끌어내리고 있어서다. 스노플레이크는 GLM 5.2가 오퍼스 4.8이 받는 요금의 극히 일부만으로 비슷한 코딩 성능을 낸다고 밝혔고, 코인베이스와 린디 같은 기업은 중국 모델로 갈아타 AI 지출을 크게 줄였다. 결국 프런티어 AI 연구소들은 구글·메타 같은 대기업의 자본력과 중국 오픈소스의 초저가 사이에서 양쪽으로 눌리는 형국이다.
다만 메타의 가격 우위가 실제로 유지될지는 토큰 효율에 달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델이 한 작업에 태우는 토큰 수에 따라 실제 비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벤치마크가 약속한 성능이 실제 운영 환경에서 재현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낮은 가격도 낭비로 끝날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메타는 뮤즈 스파크 1.1이 독립 벤치마크 VALS-AI에서 전체 4위에 오르며 특히 빠르고 비용 효율적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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