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스페이스XAI)와 오픈AI가 하루 간격으로 차세대 모델을 잇달아 공개하며 정면 대결에 나섰다. xAI는 8일(현지시간) 코딩과 AI 에이전트 자율성, 지식 노동 연산에 특화한 파운데이션 모델 그록 4.5(Grok 4.5)를 글로벌 시장에 내놨고, 오픈AI는 미 당국의 보안 검토를 마친 GPT-5.6의 세 라인업 솔(Sol)·테라(Terra)·루나(Luna)를 9일 일반에 공개했다. 두 모델 모두 토큰 효율을 앞세워 기업 도입 확대를 겨냥한 점이 눈에 띈다.
그록 4.5는 수만 개의 엔비디아 GB300 GPU에서 학습된 대규모 파운데이션 모델로, 지식 노동 연산과 코딩·에이전트 작업에 초점을 맞췄다. 머스크는 자신의 SNS인 X를 통해 “앤트로픽 최상위 모델 오퍼스(Opus)급 지능을 갖췄으면서도 구동 속도는 훨씬 빠르고 인프라 비용은 절반 이하로 낮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록 4.5의 이용 요금은 100만 토큰당 입력 2달러, 출력 6달러로 오퍼스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다만 자체 공개 벤치마크 성적은 엇갈렸다. 명령줄 작업을 평가하는 터미널벤치 2.1에서는 83.3점으로 경쟁 모델과 근소한 차이를 보였으나, 실제 소프트웨어 결함 수정 능력을 재는 SWE벤치 프로에서는 64.7점에 그쳐 상위 모델과의 격차가 컸다.
오픈AI의 GPT-5.6은 정부 검토를 거쳐 공개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6월 초 서명한 AI 행정명령에 따라 상무부 산하 AI표준혁신센터(CAISI)의 추가 테스트를 거친 뒤 일반 공개로 전환됐다. API 가격은 100만 토큰당 입력·출력 기준으로 솔이 5달러·30달러, 테라가 2.5달러·15달러, 루나가 1달러·6달러로 책정됐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GPT-5.6이 이전 모델 대비 에이전트 코딩 작업에서 토큰 효율을 54% 개선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자동화된 소프트웨어 개발에 드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경쟁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탠퍼드대 ‘2026 AI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앤트로픽·xAI·구글·오픈AI 주요 모델의 성능 격차는 사실상 박빙 수준으로 좁혀졌다. 주요 기업 모델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누가 더 똑똑한가”에서 “누가 더 빠르고 저렴한가”로 경쟁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회사가 나란히 토큰 효율과 저비용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기업 고객이 AI 지출 대비 가치를 따지기 시작한 만큼, 향후 승부는 성능 지표보다 실사용 비용과 안정적 도입 사례에서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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