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SpaceXAI(구 xAI)가 사명 변경 후 첫 행보로 AI 코딩 기업 커서(Cursor)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그록(Grok) 4.5’를 출시했다. 그록 4.5는 수만 개의 엔비디아 GB300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동원해 코딩·과학·수학 등 전문 데이터셋을 집중 학습한 모델로, 단 한 줄의 프롬프트만으로 태양계 인터랙티브 시뮬레이션 앱을 만들어낼 만큼 고난도 엔지니어링과 기능성 앱 제작에 특화됐다. 단순 코딩을 넘어 엑셀·파워포인트·워드 등 사무 문서 작업까지 대행하는 AI 에이전트 ‘그록 빌드(Grok Build)’의 기본 모델로도 탑재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가격이다. 그록 4.5의 이용료는 입력 토큰 100만 개당 2달러, 출력 100만 개당 6달러로 책정됐다. 이는 경쟁사 오픈AI의 최신 GPT-5.6 최고 사양 모델 ‘솔(Sol)'(입력 5달러·출력 30달러)과 비교해 출력 기준 최대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가격이다. 기존 플래시 계열 모델보다 처리 속도는 빠르면서도 비용은 대폭 낮췄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앤트로픽·오픈AI의 최상위 모델 대비 절반 이하의 토큰 비용을 내세운 이번 공개는,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앞세운 SpaceXAI의 전략이 국내외에서 동시에 주목받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번 출시는 지난 4월 양사가 맺은 AI 공동 개발 파트너십의 첫 결실이다. 업계에 따르면 SpaceXAI는 올해 말 커서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거나, 최대 600억 달러(약 80조 원) 규모의 초대형 인수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커서는 최근 개발자 사이에서 빠르게 세를 넓혀 온 AI 코딩 도구로, 이번 협업으로 SpaceXAI의 모델을 자사 서비스에 곧바로 얹을 수 있게 됐다. 토큰 단가가 대규모 사용자에게 실질적 부담으로 떠오른 가운데, 저가 정책이 개발자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가 관전 포인트다.
그록 4.5는 출시 당일부터 SpaceXAI 콘솔과 커서의 모든 요금제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규제 공방이 이어지는 유럽연합(EU) 지역은 7월 중순부터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다만 그록 4.5의 시장 지위는 유동적이다. 출시 직후 AI 평가기업 순위에서 4위에 올랐으나, 이튿날 오픈AI가 GPT-5.6 솔을 일반 공개하면서 하루 만에 6위로 밀렸다. 최전선 모델 경쟁이 성능뿐 아니라 가격·속도까지 얽혀 하루 단위로 순위가 뒤바뀌는 국면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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