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에 위치한 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신형 슈퍼컴퓨터 ‘라인샤인(LineShine)’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자리에 올랐다. 지난달 발표된 6월 TOP500 목록에서 라인샤인은 그동안 1위였던 미국의 엘캐피탄을 밀어내고 정상을 차지했다. 중국이 이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라인샤인은 2.198엑사플롭스의 연산 성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성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라인샤인이 서방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특수 목적의 GPU 대신 범용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설계돼,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사실상 우회했다. 미국은 첨단 AI 반도체와 관련 장비의 대중 수출을 엄격히 제한해 왔지만, 중국이 자국산 범용 프로세서만으로 세계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며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례가 됐다.

라인샤인은 중국이 독자 개발한 ‘링쿤(LingKun)’ 플랫폼 위에 구축됐다. 1.55㎓로 작동하는 304코어 LX2 프로세서를 채택했고, 자체 인터커넥트 ‘링치(LingQi)’와 국산 운영체제 키린(Kylin) OS로 묶여 있다. 전체 코어 수는 약 1379만 개에 달하며, 2위 시스템을 20% 이상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밀려난 미국 엘캐피탄은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에 설치된 시스템으로 1.809엑사플롭스를 기록했다. 중국이 TOP500 1위에 오른 것은 2017년 션웨이 타이후라이트 이후 처음으로, 그사이 미국이 줄곧 정상을 지켜온 흐름이 뒤집힌 셈이다.
이는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봉쇄 속에서도 독자적인 컴퓨팅 인프라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앞서 화웨이가 자체 AI 가속칩 ‘어센드’ 시리즈로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민 데 이어, 슈퍼컴퓨팅 영역에서도 서방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과가 향후 중국의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자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