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성능으로 꼽히던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들이 20일간 인터넷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 1일 다시 서비스를 재개한 과정의 내막이 미국 매체 액시오스 보도로 공개됐다. 앤트로픽의 투자자이자 파트너인 아마존이 이 회사 최신 모델 ‘미토스(Mythos)’와 ‘페이블(Fable)’에서 안전장치를 무력화할 수 있는 탈옥(jailbreaking) 취약점을 발견해 경고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 경고는 미국 정부에 전달돼 광범위한 수출 통제로 이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문제 해결을 서두르라고 통보했다. 이후 도착한 서한은 사실상 해당 모델을 즉시 오프라인으로 전환하라는 내용이었고, 아모데이가 이를 재차 확인하자 러트닉은 “그것이 목표가 맞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후 3주간 앤트로픽은 워싱턴 D.C.에 엔지니어를 파견해 미국 정부의 AI 표준·혁신 센터와 국가안보국(NSA)의 검증을 여러 차례 거쳤고, 각 기관 책임자들의 순차적 승인을 받아 지난 1일 모델이 재공개됐다.
흥미로운 점은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이 이후 정부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아마존이 지적한 탈옥 취약점이 앤트로픽뿐 아니라 다른 주요 AI 모델에서도 공통으로 발견된다고 반박했다는 사실이다. 협상 과정에는 러트닉 상무장관 외에도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숀 케언크로스 국가사이버국장,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등 다수 부처가 관여했으며, 액시오스는 단일 기술 이슈치고는 이례적으로 많은 기관이 신속하게 동원됐다고 전했다. 협상이 기술적으로 깊어지면서 앤트로픽 정책총괄 사라 헥과 공동창업자 톰 브라운이 실무 논의에 합류해 정부 전문가들과 모델의 스트레스 상황별 동작 방식을 조목조목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오픈AI를 비롯한 다른 AI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오픈AI의 최신 모델 GPT-5.6은 현재 출시가 보류된 상태이며, 이 회사는 앤트로픽과 백악관 간 논의 내용을 알지 못한 채 자체 모델 공개를 둘러싼 별도의 기술 협의를 정부와 매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액시오스는 향후 모델을 동맹국에 어떻게 공개할지, 투명성과 일정이 담긴 승인 체계를 어떻게 마련할지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