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지난달 인공지능(AI) 코딩 스타트업 커서(Cursor)를 60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이후, 인수 완료 후에도 커서가 오픈AI와 앤트로픽 모델을 계속 제공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남을 수 있을지가 업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커서는 자체 모델을 훈련해오면서도 사용자가 앤트로픽·오픈AI 등 여러 AI 랩의 모델 중에서 선택해 코딩 어시스턴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왔다. 이 전략 덕분에 커서는 그때그때 가장 성능이 좋거나 저렴한 모델을 제공할 수 있었고, 오픈AI와 앤트로픽 역시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커서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왔다.
인수 완료 이후 커서는 자체 모델과 함께 앤트로픽·오픈AI 등 다른 AI 랩의 모델도 계속 서비스하는 플랫폼 형태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것이 실제로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커서와 경쟁하는 AI 코딩 스타트업 팩토리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에노 레예스는 스페이스X의 경쟁사들이 무조건 커서를 차단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실제 상황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커서와 스페이스X, 오픈AI, 앤트로픽 모두 관련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AI 랩 간 힘겨루기 전례를 근거로 우려가 나온다. 앤트로픽은 지난해 오픈AI가 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즉각 윈드서프에 대한 클로드 모델 접근을 차단한 바 있다(해당 인수는 결국 무산됐다). 당시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재러드 캐플런은 “클로드를 오픈AI에 파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앤트로픽이 최근 스페이스X로부터 컴퓨팅 자원을 구매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한 점은 상황을 다르게 볼 여지를 준다. 오픈AI를 공동의 경쟁 상대로 여기는 앤트로픽과 스페이스X가 이해관계를 맞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커서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트루엘은 지난달 컴파일 콘퍼런스에서 스페이스X와 손잡고 이전보다 10~20배 많은 컴퓨팅 파워로 차세대 모델을 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표는 오픈AI·앤트로픽에 필적하거나 능가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며, 코딩을 넘어서는 범용 지능을 지향한다고도 언급했다. 오픈AI의 스타트업 펀드는 커서의 초기 투자자 중 하나였던 만큼 이번 인수로 상당한 수익을 스페이스X 주식 형태로 얻게 될 전망이며, 이 때문에 오픈AI로서는 커서와의 관계를 유지할 유인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전반에서는 특정 AI 랩에 종속되지 않는 ‘모델 독립성’에 대한 기업 고객의 요구가 커지고 있어, 커서가 개방형 플랫폼 지위를 지키느냐가 향후 AI 코딩 도구 시장의 판도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