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게임엔진 고도(Godot)의 개발팀이 AI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풀 리퀘스트(PR)가 급증하자 기여 정책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공지를 통해 자율 AI 에이전트가 작성한 코드와 이른바 ‘바이브 코딩’된 기여물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정 중이라고 발표했다. 고도 메인테이너들은 “AI는 책임을 질 수 없고, AI를 과도하게 활용하는 사용자들이 자신의 코드를 고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 고도 메인테이너 레미 베르셸드는 지난 2월에도 AI가 작성한 PR들에 대해 비슷한 취지의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고도 엔진을 사용하는 한 게임 스튜디오는 AI 기여물 대부분이 사실상 엉망진창 수준이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인테이너들은 “PR을 검토하기로 선택한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이 헛되이 쓰이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책 변경의 취지를 설명했다.

새 정책의 핵심은 신규 기여자에 대한 제한 강화다. 병합된 PR이 3개 이하인 신규 기여자는 새로운 기능이나 대규모 리팩토링을 제출하려면 메인테이너의 명시적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기여 관련 논의는 언어 번역 목적을 제외하고는 반드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이뤄져야 하며, AI 에이전트나 봇을 활용한 소통은 금지된다. AI 지원은 코드 자동완성, 정규식 작성, 찾기-바꾸기 같은 사소한 작업으로 범위가 제한되고, PR 논의 과정에서 AI 사용 여부를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 자율 에이전트가 작성했거나 바이브 코딩된 기여물은 앞으로도 계속 깃허브 저장소에서 자동 차단 대상이 된다. 정책은 아직 공식 개정 전이며 정확한 시행 시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도 팀은 현재도 바이브 코더와 AI 에이전트의 기여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사례는 바이브 코딩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최근 흐름과 맞물려 있다. 업계에서는 리플릿(Replit)의 데이터베이스 삭제 사고, 구글 바이브 코딩 플랫폼에서 발생한 드라이브 전체 삭제 사고 등이 대표 사례로 거론돼 왔다. 다만 인포시스(Infosys) 회장 난단 닐레카니는 최근 바이브 코딩이 전문 개발자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는데,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단순 코딩을 넘어선 맥락 이해가 필요하다는 논지에서다. AI 에이전트의 신뢰성과 보안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픈소스 프로젝트 내에서 AI 기여물의 품질 관리 기준을 어떻게 세울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