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무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는 AI가 작동하는 방식인 2진법 연산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다. 컴퓨터는 2진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2의 배수로 나누어 떨어지지 않는 수는 표현이 무한히 길어진다. 10진법에서 0.1로 간단히 쓸 수 있는 수도 2진법에서는 0.00110011…처럼 끝없이 이어진다. 컴퓨터는 이렇게 무한히 이어지는 수를 처리하기 위해 특정 자릿수에서 반올림해 근사치로 저장한다. GPU의 성능 단위인 플롭스(FLOPS·부동소수점 연산)는 이 소수점 연산의 초당 처리 횟수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AI 시스템은 수십억 개의 가중치 계산을 이 방식으로 수행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의 ‘제논의 역설’은 이 한계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발이 빠른 아킬레스가 거북을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는 이 역설은, 따라잡아야 할 거리를 무한히 작게 쪼개면 그 단계를 거치는 데 시간이 무한히 걸린다는 논리에 기반한다. 역설을 극복한 것은 17세기 라이프니츠와 뉴턴이 발명한 미적분이다. 무한히 작은 값들의 합이 유한한 수에 수렴할 수 있다는 무한등비급수 개념을 통해 아킬레스가 거북을 따라잡는 지점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게 됐다. 미적분은 무한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유한 속에 존재하는 무한을 수학적으로 표현해 낸 것이다.
컴퓨터는 어떤 진법을 사용하더라도 나누어 떨어지지 않는 수를 정확하게 다룰 수 없다. 이는 단순히 AI가 무한을 모른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AI는 정수 연산조차 인간처럼 이해해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패턴 기반의 계산으로 수행한다. 따라서 ‘AI가 언제 인간을 능가하는 특이점이 올 것인가’라는 질문보다, AI가 이해 없이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는 어디까지이며 그로 인해 어떤 구조적 한계가 발생하는지를 묻는 것이 더 적절하다. AI가 특정 영역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것은 이미 사실이지만, 그것은 자동차가 달리기에서 인간을 앞서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