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가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힘입어 6월 25일 장중 시가총액 1조 3980억 달러를 기록하며 메타와 테슬라를 순간적으로 추월했다.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는 1조 2700억 달러로 재정렬됐으나, 한 달 사이 주가 236% 급등이라는 이례적 상승세는 월가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주당 가격은 100달러 미만에서 1132달러로 치솟았다. 월가에서는 마이크론을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자로 꼽으며 ‘넥스트 엔비디아’로 지목하는 분석이 잇따랐다.
이번 상승세의 핵심은 단순 실적을 넘어선 사업 구조 전환에 있다.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와 앤트로픽을 포함해 데이터센터·소비자 전자기기·자동차 시장 부문 16개 전략 고객과 5년(2026~2030년) 단위의 취소 불가능한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총 누적 매출 규모는 약 10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미 220억 달러 이상의 재무 약속을 확보한 상태다. 계약 구조는 고객이 물량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예치 보증금에서 차감되는 ‘테이크 오어 페이(take-or-pay)’ 방식이다. 가격 상한선과 하한선을 설정해 시장 변동에도 일정 범위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마이크론과 앤트로픽은 6월 22일 공동 아키텍처 설계와 기술 협력까지 포함하는 전략적 파트너십도 별도 체결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도 마이크론의 위상이 빠르게 강화됐다. 2026년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가 62%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마이크론은 21%로 삼성전자(17%)를 처음으로 제치고 2위에 올랐다. 마이크론은 11Gbps HBM4 샘플 출하를 시작했으며 2026년 전체 HBM 생산량이 완판될 것이라고 밝혔다. HBM 관련 연간 매출은 약 80억 달러 규모로 전망된다. 헤지펀드들도 마이크론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브리지워터(Bridgewater)는 마이크론 지분을 66% 늘려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두 배 이상 확대했고, 애팔루사 매니지먼트(Appaloosa Management)도 보유 지분을 11% 추가해 5억 6250만 달러 규모로 늘렸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오랜 호황-불황 주기를 끊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마이크론의 글로벌 운영 총괄은 2028년까지 신규 그린필드 공장에서 본격 물량이 나와도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AI 메모리 공급 대란이 장기 계약 구조와 맞물려 마이크론의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능력 증가가 이 균형을 깨는 시점이 언제가 될지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