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이 중국 내 클로드(Claude) 서비스 차단을 위해 신원 인증과 프록시 네트워크 탐지를 포함한 다층 탐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중국의 스타트업·연구자·기술 애호가들이 점점 정교한 우회 수단을 개발해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고 와이어드(WIRED)가 보도했다. 중국 사용자들은 클로드를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AI 어시스턴트로 여기며, 이를 얻기 위한 추가 노력이 충분히 가치 있다고 판단한다.
가장 기본적인 우회 방법은 VPN과 해외 전화번호, 국제 결제 수단을 조합해 계정을 개설하는 것이다. 그러나 앤트로픽은 중국 소재 사용자로 의심되는 계정을 경고 없이 정지시키는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러한 차단 사례가 빈번하게 공유된다. 이에 따라 타오바오(Taobao), 한센위(Xianyu) 같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과 텔레그램 암시장에서 사전 개설된 클로드 계정이 거래되는 지하 경제가 형성됐다. 클로드 프로·맥스 계정, 챗GPT 플러스, 제미나이(Gemini) 플러스 계정 등이 중국어 마켓플레이스에서 활발히 유통되고 있다.

더 나아가 ‘중계 스테이션(transfer station)’이라 불리는 서비스업이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앤트로픽이 허용하는 국가에 서버를 두고 API 접근권을 구매한 뒤 중국 내 사용자에게 API 토큰을 재분배하는 방식이다. 이는 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접근을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과 전문 개발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다. 옥스퍼드 중국정책연구소 연구원 질란 첸(Zilan Qian)은 중국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클로드 코드(Claude Code), OpenAI Codex 같은 서구 도구를 압도적으로 선호한다고 밝혔으며, “중국 모델은 미국 모델보다 6~9개월 뒤처져 있고, 코딩과 개발 분야에서는 격차가 명확하다”고 말했다.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겸 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중국의 프론티어 모델 접근이 미국 국가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최근 앤트로픽은 알리바바가 클로드 출력 결과물을 이용해 자사 모델을 학습시키는 ‘증류(distillation)’ 기법을 사용했다고 주장했으며, 다른 중국 기업들도 유사한 방식을 써왔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앤트로픽은 중국 내 상업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며, 해외에 있는 중국 기업의 자회사에 대해서도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AI 정책 연구원 매트 시언(Matt Sheehan)은 “중국의 AI 정책 입안자와 기술 전문가들은 경쟁 관계에 있더라도 미국의 아이디어나 제품을 활용하는 데 거부감이 훨씬 적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