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특정 산업에 특화된 버티컬 AI(Vertical AI)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광고·마케팅 자동화 기업 매드업은 6월 일반청약에서 경쟁률 3,305대 1을 기록하며 올해 코스닥 기준 최고 경쟁률을 달성했고, 청약 증거금은 약 6조 6,000억 원에 달했다. 제조·국방 현장 특화 AI 기업 마키나락스는 5월 청약에서 경쟁률 2,807.8대 1, 증거금 약 13조 8,722억 원으로 올해 최고 청약 증거금 기록을 세웠다. 두 기업 모두 범용 대규모 언어 모델(LLM) 대신 도메인 전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실무 자동화 기술로 투자자 신뢰를 얻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마키나락스의 경쟁력은 제조·국방 현장에서 축적한 산업 데이터에서 비롯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회사가 6,000개 이상의 AI 모델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며 쌓은 25TB 이상의 산업 특화 데이터 자산이 핵심 진입 장벽이라고 평가했다. 자동차 관련 기업이 AI 기반 로봇 경로 최적화로 작업 시간을 93% 단축하고, 반도체 기업이 PCB 부품 배치 최적화로 48시간 걸리던 작업을 4시간으로 줄인 사례가 구체적 성과로 제시됐다. 매드업은 광고비 1조 원 집행을 통해 확보한 성과 데이터를 무기로 삼았으며, 자사 AI 에이전트 레버 엑스퍼트(LEVER Xpert)가 마케팅 데이터 수집 업무의 90% 이상을 자동화한다고 밝혔다. 레버 엑스퍼트 솔루션 매출은 2024년 17억 원에서 2025년 49억 원으로 약 285%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버티컬 AI 기업의 IPO가 증가하는 추세다. VC 리서치 기관 유클리드 벤처스에 따르면 2025년 버티컬 AI 기업 IPO는 전체 15건 중 9건을 차지했으며, 합산 가치는 43억 달러(약 6조 2,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2년간의 IPO 침체 이후 시장이 다시 열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상장 후 과제도 남아 있다. 매드업은 2024년까지 적자가 지속됐으며 누적 손실이 350억 원에 달하고, 마키나락스도 흑자 전환 이전 단계다. 글로벌 빅테크의 산업 AI 시장 진출도 변수로 꼽히지만, 마키나락스 측은 클라우드 기반 전략 의사결정 영역에 집중하는 대형 기술 기업과 달리 공장과 현장에서 직접 작동하는 AI에 특화돼 경쟁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입장이다.
매드업과 마키나락스의 잇단 흥행이 후속 버티컬 AI 스타트업들의 상장 움직임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범용 모델보다 특정 도메인 데이터와 검증된 현장 실적을 내세우는 버티컬 AI 기업들의 공모 시장 진출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하나의 경로로 자리 잡아 가는 흐름이다. 고정밀·고신뢰·고보안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만큼 후발 주자의 추격이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진 배경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