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사고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대체재로 사용할 때 개인과 사회 전체에 어떤 구조적 취약성이 쌓이는지를 수리경제학적으로 분석한 논문이 arXiv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인지 부채(cognitive debt)’라는 개념을 도입해 공식 이론을 전개했다. 인지 부채란 AI가 제1원리 사고를 대신 수행하면서 그 추론의 적절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로 누적되는 의무의 재고(stock)를 뜻한다. 모델은 에이전트당 두 가지 상태 변수인 인지 자본과 인지 부채를 설정하며, 인지 자본은 AI 도입의 수익을 결정하는 담보 역할을 한다.
논문은 여섯 가지 핵심 명제를 도출한다. 합리적 행위자도 비용이 나중에 발생하고 부분적으로 외부화되며 단기 생산성 향상에 가려지기 때문에 양의 인지 부채를 쌓는다. 평온한 시기일수록 주관적 위험 평가가 낮아지고 AI 대체 강도가 높아져 레버리지가 복합적으로 증가하며, 이것이 주관적 위험은 하락하지만 실제 시스템 취약성은 상승하는 ‘인지적 민스키 모멘트(cognitive Minsky moment)’를 만든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한 위기 이후 목표 달성 압박이 AI 실패를 더 많은 AI로 메우는 ‘거짓 교정 루프’를 낳을 수 있으며, 분권화된 균형에서는 시스템 리스크·인지 공공재·군비경쟁 외부효과로 인해 개인이 사회 최적보다 대체적 AI를 과다 채택한다는 결론도 도출됐다.
이형적(heterogeneous) 2인 경제 분석에서는 인지 자본이 높은 행위자가 AI를 더 집중적으로 사용하다가 결국 독립적 인지 자본이 초기의 낮은 역량 행위자 수준 아래로 침식될 수 있다는 점도 명제로 포함됐다. 이 연구는 개인적 차원의 AI 의존을 넘어 집단적 인지 역량 저하와 시스템 취약성 축적을 경제학 모델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AI 활용이 일상화되는 시대에 보완적 활용과 대체적 활용 사이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지에 대한 정책·교육적 논의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