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서울 마포구 상암 데이터센터에 고성능 컴퓨팅(HPC) 서버 517대를 구축하고 고성능 디지털 트윈 서비스를 정식 가동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2026년 6월 1일부터 이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고 사내 공지했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 공간에 실제 제품이나 시스템을 동일하게 구현해 다양한 조건을 시뮬레이션하는 기술로, 가전·IT 완제품 개발에 적용하면 실물 시제품 제작과 반복 시험에 들어가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번에 가동한 시스템은 기존 대비 연산 속도를 약 5.8배, 가상 검증 처리량을 약 6배 끌어올렸다. 기존에는 실물 시제품 제작과 반복 시험에 의존하던 검증을 데이터 기반 가상 검증으로 대체해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한 것이 핵심이다. 기기 발열, 낙하 충격, 전파 간섭 등 수많은 변수를 초고속으로 처리하는 것이 특징으로, 대규모 AI 연산에 특화된 슈퍼컴퓨터급 HPC를 기존 디지털 트윈과 결합한 결과다. HPC 서버 구축에는 엔비디아(NVIDIA)와 AMD의 GPU 약 7만 개, 고대역폭메모리(HBM) 60만 개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이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2030년까지 국내외 모든 생산 공장을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AI가 현장 상황을 인식하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완전 자율화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제조 전 공정에 휴머노이드형 로봇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HPC 서비스가 제품 개발 단계의 디지털 트윈을 담당한다면, 향후 구축될 AI 자율공장은 실제 제조 단계의 디지털 트윈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HPC 서비스 도입이 디지털 트윈을 개발 현장에 정착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2030년 AI 자율공장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생성 AI와 시뮬레이션 기술을 결합해 제품 개발 주기를 줄이는 경쟁에 나서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대규모 HPC 투자는 전사적 AI 전환(AX) 전략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