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6월 16일 250억 달러(약 34조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2021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50억 달러 조달 이후 5년 만에 처음 채권 시장에 나서는 것으로, AI 반도체 시장에 대한 투자자 수요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됐다. 채권은 2년물부터 30년물까지 7개 트랑슈(tranche)로 구성됐다.
시장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뉴욕 오후 기준 수요가 850억 달러 이상 몰리면서 당초 계획했던 2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규모가 상향됐다. 10년물 금리도 초기 논의 단계의 0.7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T. 로우 프라이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로런 바간트는 “엔비디아는 최고 수준의 우량 기업이며 다른 대형 기술주 대비 시장 접근 빈도가 낮다”고 평가했다.
이번 채권 발행은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자본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알파벳과 아마존 등은 지난해부터 수천억 달러를 AI 컴퓨팅 설비에 투입해 왔다. 엔비디아의 현재 회사채 잔액은 85억 달러 수준인데, 이번 발행이 완료되면 총 부채가 약 300억 달러로 불어나게 된다. 엔비디아는 조달 자금을 기존 채무 상환 및 일반 사업 목적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 타결로 시장 환경이 우호적으로 조성된 점도 낮은 차입 비용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달 규모는 SpaceX의 750억 달러 IPO(기업공개)와 맞물린 대규모 주식·채권 발행 러시 속에 나왔다.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시장의 최대 수혜주로,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격화될수록 수요 기반도 두터워지는 구조다. 이번 채권 발행은 단기 자금 수요 충족보다는 향후 투자 재원 선제 확보와 자본 구조 다변화 목적이 강한 것으로 시장은 풀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