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Keir Starmer)가 현지시간 월요일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새로운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대상 플랫폼은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Instagram), X(구 트위터), 틱톡(TikTok), 스냅챗(Snapchat), 유튜브(YouTube)이며, 2027년 봄 발효를 목표로 한다. 스타머 총리는 “소셜미디어가 우리 아이들을 불행하고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들이 자율 규제에 실패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왓츠앱(WhatsApp)과 시그널(Signal) 같은 메시지 서비스는 이번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 11월 세계 최초로 유사한 금지법을 시행한 호주의 사례가 촉매 역할을 했다. 영국 정부는 3월부터 5월까지 진행한 공개 의견 수렴에 10만 건 이상의 제출이 몰렸으며, 응답한 부모의 90% 이상이 전면 금지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로 낭만적 관계를 모방하는 챗봇의 최소 이용 연령은 18세로 상향하고, 심야 시간대 소셜미디어 접속을 제한하는 청소년 대상 ‘야간 사용 제한’도 7월 세부 방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금지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호주에서는 금지 시행 7개월이 지난 현재, 16세 미만 청소년의 70%가 가상사설망(VPN) 우회 등을 통해 여전히 금지 플랫폼에 접속하고 있다는 호주 온라인안전국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가 중독성 설계 자체가 아닌 접근 차단에만 집중해 근본 원인을 해소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서리대학교 에밀리 세티(Emily Setty) 부교수는 “이 금지 조치가 형식적인 조치에 그칠까 우려된다”며 외형적 변화 없이는 실질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이 조치는 미·영 간 통상 갈등 요소도 내포하고 있다. 영국의 정책 방향이 미국 빅테크 기업에 불균형한 준수 부담을 가한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는 지난 의견 수렴 과정에서 공식 반대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메타(Meta)와 X, 틱톡은 초기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으며, 유튜브는 “포괄적 금지는 청소년을 감독된 안전한 공간에서 밀어내 오히려 더 위험한 환경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영국 의회에서는 여야 양측 모두 금지 방침을 지지하고 있어 입법 통과 가능성은 높은 편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