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사 10명 중 약 4~5명이 진단과 치료 결정에 의학용 AI 챗봇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의사 정보업체 오프콜이 의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약 45%가 의학 전문 AI 챗봇 오픈에비던스(OpenEvidence)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는 일반 챗봇 챗GPT를 쓴다고 응답한 비율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달 오픈에비던스를 통해 처리된 질문과 상담 건수는 3000만 건으로 2025년 11월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오픈에비던스의 빠른 확산은 데이터 품질 전략에 기반한다. 이 서비스는 AI 학습 데이터를 의학 저널과 동료 평가를 거친 연구 자료로만 구성한다. 초기에는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의 공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으며, 이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을 비롯한 의학 문헌 출판사들과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자료 범위를 확대해 왔다. 일반 AI 도구가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포함할 수 있다는 의사 사회의 우려를 의료 전문 데이터베이스로 정면 돌파한 전략이다.
접근성 모델도 확산에 기여했다. 자격증 인증을 받은 의사는 오픈에비던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AI 답변 대기 시간 5초 동안 제약회사 등의 광고를 시청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규모가 작은 농촌 지역 진료소 의사들 사이에서 특히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 분야 밖의 증상을 마주했을 때 즉각적인 참고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실용적 이유에서다. 오픈에비던스의 기업 가치는 이런 성장세를 반영해 2025년 7월 35억 달러(약 5조 3000억 원)에서 2026년 1월 120억 달러로 반년 만에 세 배 이상 뛰었다. 의료 현장에서 AI 챗봇이 진료 보조 도구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는 흐름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