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이버보안 기업 카스퍼스키가 인공지능(AI) 기반 보안 솔루션과 파트너 생태계를 앞세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APAC) 기업간거래(B2B) 보안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카스퍼스키는 12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년 글로벌 실적과 한국 시장 전략을 공개했다. 고정환율 기준 전년 대비 4% 성장한 8억3600만 달러(약 1조279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기업용 제품 포트폴리오 매출은 16% 증가했다. 엔터프라이즈 부문은 21%, 중소기업(SMB) 부문은 7% 각각 성장했다.
카스퍼스키는 AI 활용 방향을 두 축으로 제시했다. 하나는 탐지·대응 속도를 높이는 ‘보안을 위한 AI’이고, 다른 하나는 AI 에이전트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보호하는 ‘AI를 위한 보안’이다. 회사는 매일 약 1500만 개의 파일을 처리하고 그 가운데 50만 개 수준의 악성코드 샘플을 추출하는 데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다. 관리형 탐지·대응 서비스인 MDR(Managed Detection and Response)에는 특화 AI 모델을 적용해 약 25%의 보안 경보를 자동 처리함으로써 보안 담당자의 경보 피로를 줄인다. 대표 기업용 제품군 카스퍼스키 넥스트(Kaspersky Next)는 전년 대비 158% 성장했으며, 중소·중견기업을 겨냥한 XDR 옵티멈과 MXDR 옵티멈이 추가됐다. 보안 정보·이벤트 관리(SIEM) 제품도 2025년 3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위협 환경도 이번 간담회의 주요 의제였다. 카스퍼스키는 지난해 한국에서 약 1만2000건의 랜섬웨어를 차단하고 600만 건 이상의 온라인 공격을 막았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3년 연속 가장 많이 나타난 침해 원인은 인터넷에 노출된 취약한 애플리케이션이었으며, 계정 탈취와 신뢰 관계 악용이 뒤를 이었다. 지능형 지속 위협(APT) 공격 그룹으로는 라자루스(Lazarus), 블루노로프(BlueNoroff), 안드리엘(Andariel), 김수키(Kimsuky) 등을 언급했다. 운영기술(OT) 보안 분야에서는 IT·OT·사물인터넷(IoT) 자산을 통합 관리하는 오픈 싱글 매니지먼트 플랫폼(OSMP)을 전략 제품으로 내세웠다. 아태 지역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매출은 40% 성장했으며, 카스퍼스키는 이번 주 서울에서 ‘2026 APAC 파트너 컨퍼런스’를 열어 170여 개 아태 파트너사와 전략을 공유했다.
미국 정부의 카스퍼스키 제재 이슈도 간담회에서 다뤄졌다. 미국 상무부는 2024년 카스퍼스키의 미국 내 안티바이러스·보안 소프트웨어 제공을 금지했고, 미 재무부도 같은 해 임원 10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카스퍼스키는 이를 회사에 대한 제재가 아닌 미국 내 특정 제품·서비스 제한으로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신뢰 대응책으로는 사이버 위협 관련 데이터를 스위스에서 처리하고, 소스코드·소프트웨어 업데이트·위협 탐지 규칙을 열람할 수 있는 투명성 센터를 2024년 서울에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