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글 기반 학습에 집중한 거대언어모델(LLM)이 아닌, 현실 세계의 물리적 원리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월드모델(world model)’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움직이는 로봇과 같은 ‘피지컬 AI(물리적 AI)’에 LLM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상황의 변화를 직접 예측하는 월드모델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설립된 AMI랩스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얀 르쿤 뉴욕대 교수와 협력해 만든 이 스타트업은 지난 3월 초기 투자 단계에서 10억3000만달러(약 1조5300억원)를 확보했다.

아직 제품이나 매출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투자 규모를 기록한 배경에는 테크 업계 전반에서 ‘LLM 다음’을 준비하며 월드모델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BVA(옛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AMI랩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상드르 르브룅은 “로봇에 필요한 것은 현실 세계의 물리적 원리를 이해하는 AI”라고 강조했다. 그는 20년간 AI 분야에서 여러 스타트업을 설립했고, 메타 AI 연구소에서 얀 르쿤 교수와 함께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AMI랩스를 공동 창업했다. 르브룅 CEO는 LLM이 단어 단위 확률 예측에 머무르는 반면, 월드모델은 다음 행동을 예측한다며 “우리 방식은 AI가 현실 세계 법칙을 이해해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 중 직접 물병을 탁자 끝으로 밀면서, “4~5세 아이도 물병이 떨어지면 어떻게 될지 직관적으로 안다”며 “이처럼 물리적 원리를 아는 AI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로봇들은 프로그래밍된 좁은 작업만 수행하며 주변 환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르브룅 CEO는 “아이들이 처음 보는 식탁을 치우는 것처럼, 다양한 환경에서 작동하려면 로봇도 주변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월드모델 관련 스타트업들에는 총 30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AMI랩스는 자체 개발 코드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헬스케어, 웨어러블, 제조 자동화 등 다양한 산업에 월드모델을 공급하는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르브룅 CEO는 “우리 중심으로 완전한 월드모델 생태계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월드모델은 AI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방식으로, 기존 LLM이 가진 ‘환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로봇과 같은 물리적 존재가 다양한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핵심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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