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eta)의 스마트 안경 전용 앱에 얼굴 인식 기능 코드가 사용자 모르게 탑재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기술 매체 WIRED는 메타 AI 앱 소프트웨어를 역분석한 결과 ‘NameTag’라고 불리는 얼굴 인식 기능의 핵심 구성 요소가 올해 초부터 순차적 업데이트를 통해 조용히 삽입됐다고 보도했다. 이 앱은 레이밴(Ray-Ban)·오클리(Oakley) 스마트 안경과 연동되는 필수 앱으로 현재까지 5000만 건 이상 다운로드됐다.
WIRED의 분석은 전자프런티어재단(EFF) 소속 보안 연구원 쿠퍼 퀸틴(Cooper Quintin)과 독립 보안 연구자 부코디(Buchodi)가 독립적으로 재현해 핵심 내용을 확인했다. 현재 앱 안에는 얼굴 감지, 이미지 크롭, 생체 인식 데이터(페이스프린트) 인코딩을 각각 담당하는 세 가지 AI 모델이 이미 메타 서버에서 사용자 기기로 배포돼 있다. 기능 자체는 아직 비활성화 상태이며, 최신 버전에서는 ‘Connections’라는 이름으로 리브랜딩돼 “만났던 사람을 기억하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인터페이스 흔적이 남아 있다. 부코디는 고인이 된 철학자 미셸 푸코의 얼굴 데이터를 앱 갤러리에 등록한 뒤 NameTag를 실행하자 “인물 인식됨” 알림이 생성됐다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메타가 공개석상에서 해당 기능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혀온 것과 배치된다. 메타는 2021년 페이스북 사진 태그 시스템을 폐지하며 10억 건 이상의 페이스프린트를 삭제했고, 이후 일리노이주에서 6억5000만 달러, 텍사스주에서 14억 달러의 생체정보 관련 소송 합의금을 지급한 바 있다. 더불어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메타 내부 문서에 따르면, 회사는 ‘역동적인 정치 환경’—비판 세력이 다른 현안에 집중할 시점—을 골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ACLU(미국시민자유연맹) 등 70개 이상의 시민단체가 NameTag 폐기를 요구한 가운데, 메타 측은 “아직 소비자에게 출시된 것이 없고 최종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프라이버시 전문가들은 기능 활성화 여부와 무관하게 코드 탑재 자체가 갖는 파급력을 우려한다. 보스턴대 개인정보보호법 교수 우드로 하르조그(Woodrow Hartzog)는 기술이 대중화될수록 사람들이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윤리적 판단도 무뎌진다고 지적했다. 전직 메타 리얼리티랩스(Reality Labs) 정책 담당자 조지프 제롬(Joseph Jerome)은 “메타는 이 기술을 책임감 있게 배포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며 업계 표준 설정자로서 메타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했다. 수억 명이 착용하는 소비자용 웨어러블 플랫폼에 얼굴 인식이 탑재될 경우, 개인이 거리에서 타인에게 신원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시 기술의 민간 확산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