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스크립트(JavaScript) 도구 번(Bun)이 프로그래밍 언어 지그(Zig)에서 러스트(Rust)로 전면 재작성됐으며, 이 작업의 대부분을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Claude Fable) 5가 수행했다. 개발자 재러드 섬너는 언어를 바꾼 이유가 안정성에 있었다고 밝혔다. 지그는 메모리 오류와 크래시를 반복해서 냈고 이를 근본적으로 고치기 어려웠던 반면, 러스트는 그런 버그의 상당수를 컴파일 시점에 잡아낸다.
섬너는 이 프로젝트에 클로드 페이블 5의 사전 출시 버전을 사용했다. 약 64개의 클로드 인스턴스가 11일간 병렬로 돌며 100만 줄이 넘는 코드를 작성했고, API 청구액은 약 16만 5,000달러에 달했다. 섬너는 사람으로 구성된 팀이 같은 작업을 하려면 약 1년이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버전인 번 v1.4.0은 카나리(canary) 릴리스로 공개됐으며, 버그 128개를 수정하고 실행 속도가 약 2~5% 빨라졌다. 섬너가 막대한 API 비용을 감당한 배경에는 앤트로픽이 있다. 번과 그의 팀은 2025년 12월 앤트로픽에 인수됐다.

번은 자바스크립트 개발 생태계에서 노드(Node.js)를 대체하려는 올인원 런타임이자 도구 모음으로, 빠른 실행 속도를 앞세워 주목받아 왔다. 이번 사례는 대형 오픈소스 프로젝트 전체를 다른 언어로 옮기는 대규모 마이그레이션을 AI가 주도적으로 처리한 실전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AI 코딩 도구는 함수 단위의 보조나 자동 완성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에는 수십 개 인스턴스를 동시에 돌려 코드베이스 전체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활용됐다.
다만 이런 접근이 모든 조직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쉽지 않다. 11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100만 줄을 써냈지만 16만 달러가 넘는 비용이 들었고, 이는 인수를 통해 자체 모델 접근권을 확보한 번의 특수한 조건에서 가능했던 일이다. 사람 팀이 1년 걸릴 일을 며칠로 압축했다는 점은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코드 마이그레이션 같은 반복적이면서도 방대한 작업에서 얼마나 빠른 처리량을 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 동시에 컴파일 단계에서 오류를 잡아주는 러스트처럼, AI가 만든 코드의 신뢰성을 언어와 도구 차원에서 검증하는 장치가 함께 중요해졌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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