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교통 경로계획을 위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들이 다수 제안돼왔지만 실제 관제 현장에서 채택된 사례는 드물다는 지적이 나왔다. 알고리즘 설계자가 중시하는 목표와 실제 항공관제사가 필요로 하는 기능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것이다. 저우 이위안, 뤼 웬잉, 클라크 보르스트 등 연구진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해석 가능성과 계산 효율성을 동시에 갖춘 실시간 경로계획 알고리즘을 새로 제안했다.
연구진이 제시한 알고리즘은 항로상(en-route) 항공관제를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솔루션 스페이스(solution space) 디스플레이가 제공하는 해석 가능성과 유연성을 살려, 가능한 모든 안전 행동 대안을 관제사에게 보여주고 최적화 목표가 바뀌어도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둘째, 관제사가 실제로 적용하는 의사결정 논리, 즉 항공기 간 분리 기준, 기동 한계, 경유점 최소화, 항로의 현실적 운용 가능성 같은 제약 조건을 알고리즘에 그대로 반영했다.
알고리즘은 거리 기반, 시간 간격 기반, 구역 기반이라는 세 가지 의도 기반 충돌탐지 기법을 솔루션 스페이스 프레임워크 안에 통합해 충돌 없는 경로를 계산 효율적으로 찾아낸다. 연구진은 정점(vertex) 기반과 간선(edge) 기반이라는 두 종류의 탐색 노드 방식을 추가로 제안해 SSPPV와 SSPPE라는 두 변형을 만들고, 계산 속도와 해의 품질 측면에서 비교 평가했다.
실험 결과 구역 기반 충돌탐지와 결합한 SSPPV 방식이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상공관제센터(MUAC)의 델타 구역을 기반으로 5해리(nmi) 격자를 적용한 실제 운용에 가까운 시나리오에서, 이 방식은 평균 3.69밀리초 만에 경로를 계산해냈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알고리즘의 계산 효율성과 함께 관제사의 실제 업무 방식에 부합하는 해석 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AI 기반 항공교통관리(ATM) 기술이 실험실 수준의 성능 지표를 넘어 현장 채택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인간 운용자의 인지적 작업 방식을 설계 단계부터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항공 교통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관제사의 의사결정을 보조하되 대체하지 않는 방향의 도구 설계가 향후 항공관제 자동화 연구의 중요한 흐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