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 이메일 서비스 프로톤메일과 VPN 서비스로 알려진 스위스 기업 프로톤이 프라이버시 중심 AI 챗봇 ‘루모’의 두 번째 버전인 루모 2.0을 공개했다. 회사 측은 이번 업데이트를 “출시 이후 가장 큰 변화”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처음 등장한 루모는 오픈AI 챗GPT나 앤트로픽 클로드 같은 인기 AI 모델의 프라이버시 보호형 대안으로 자리매김해 왔으며, 질의응답과 웹 검색, 텍스트·이미지 생성, 업로드 파일 분석 등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다른 AI 모델들이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 보안·프라이버시 기능을 강조해왔다. 현재까지 누적 1000만명 이상이 이 오픈소스 챗봇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립 벤치마크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인텔리전스 인덱스 기준으로 루모 2.0은 이전 버전 대비 속도와 추론, 지식 등 여러 기능에서 127%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프로톤은 밝혔다. 새 버전에는 빠른 응답을 위한 ‘패스트’ 모드와 다단계 추론이 필요한 답변을 위한 ‘리즈닝’ 모드가 새로 추가됐고, 하나의 대화 안에서 텍스트와 이미지를 함께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웹 검색 기능도 개선돼 실시간 결과와 출처 인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최신 뉴스·금융·날씨 등의 정보를 반영해 오류를 줄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밖에 맥락 기억 기능이 강화됐고, 대화·파일·지침을 저장하는 전용 작업공간과 사용자 맞춤형 페르소나 설정 기능도 새로 도입됐다.

루모 2.0의 핵심은 프라이버시 보호 구조에 있다. 서비스는 전적으로 프로톤의 유럽 인프라 상에서 작동해, 데이터 보호 법제가 취약하거나 부재한 지역 밖에서 기술과 데이터를 관리한다. 제네바에 본사를 둔 프로톤은 스위스의 강력한 프라이버시법의 적용을 받는데, 이는 유럽연합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의 원칙과 대체로 궤를 같이 하면서도 프라이버시권 보장과 해외 데이터 요청에 대한 엄격한 제한 등에서 한층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프로톤은 메시지가 응답 생성 이후 로컬에 암호화 저장돼 사용자 본인만 접근·복호화할 수 있는 ‘제로 액세스 암호화’ 방식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프로톤의 내부 파이프라인을 포함한 전체 네트워크에서 메시지가 암호화되며, 대화 기록을 남기지 않는 언어모델에 도달할 때까지 암호화가 유지된다고 밝혔다. 대화가 끝나면 기록이 사라지는 ‘고스트 모드’도 제공되며, 이 모드에서 오간 대화와 데이터는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지 않는다.
루모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매일 사용하거나 더 많은 기능이 필요한 개인·기업 사용자를 위한 유료 요금제도 함께 제공된다. 월 9.99달러의 ‘루모 플러스’는 무제한 일일 대화와 기록 저장, 웹 검색, 대용량 파일 업로드·분석, 고급 AI 모델 접근, 우선 지원 등을 제공한다. 기업용으로는 월 11.99달러부터 시작하는 ‘루모 프로페셔널’이 마련돼 있으며, 협업 도구와 클라우드 저장소, 이메일 별칭, 추가 보안 기능 등을 포함한다.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주요 AI 서비스들이 데이터 활용 방식을 두고 논란을 겪어온 가운데, 프로톤은 유럽식 프라이버시 규범을 앞세운 차별화 전략으로 AI 챗봇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