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후보물질 발굴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체 인프라 구축, 해외 전문 기업과의 제휴, 정부 주도 매칭 프로그램 참여 등 세 갈래 전략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JW중외제약은 신약 발굴의 전 주기를 자체 역량으로 소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자체 개발한 AI 통합 플랫폼 ‘제이웨이브’가 표적 단백질 구조를 분석해 화합물을 설계하면, 연동된 로봇이 자동 합성하고 자회사 C&C신약연구소가 약효와 유효성을 검증하는 일관 공정 구조다. 이 회사는 보건복지부가 2026년 신설한 ‘구조기반 AI 신약개발지원’ 과제의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돼 3년간 정부 지원금 22억 원을 받아 항암 신약 후보물질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검증된 해외 AI 플랫폼을 활용하는 글로벌 제휴 노선을 선택했다. 영국 바이오텍 랩-지니어스 테라퓨틱스와 다중항체 항암 신약 후보물질 공동 연구·라이선스 옵션 계약을 맺었다. 랩-지니어스가 보유한 항체 최적화 플랫폼 ‘에바(EVA)’는 머신러닝과 고속 대량 실험 기술을 결합해 AI가 항체를 설계하고 로봇이 테스트한 결과를 다시 학습하는 순환 구조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통상 5년 이상 소요되는 항체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HLB생명과학R&D는 중소벤처기업부 ‘초격차 스타트업 프로젝트’의 바이오 수요기업으로 참여해 정부가 연결해주는 AI 스타트업과 공동 연구하는 방식을 택했다. 표적 단백질 정보 제공과 도출 물질 검증을 맡고, AI 설계는 선정된 창업 기업이 담당하는 역할 분담 구조다.
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한 신약 발굴이 개발 기간과 비용을 동시에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세 기업 모두 AI 기반 가상 플랫폼에서 제안된 물질을 실험으로 검증하는 사이클을 구축해 후보물질 발굴 속도와 성공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AI 신약 개발 경쟁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흐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