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첨단 AI 모델의 공개 범위를 사실상 직접 통제하는 구조를 굳혀 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6월 26일(현지시간) 앤트로픽의 사이버보안 특화 모델 ‘미토스5’의 서비스를 약 100개 기업과 연방기관에 한해 제한적으로 재개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앤트로픽 공동창업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앤트로픽이 정부와 함께 위험 완화 기준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오픈AI도 신형 모델군 ‘GPT-5.6’을 정부가 승인한 일부 파트너에게만 우선 공개한다고 발표하며, 이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에 따른 조치임을 밝혔다.
미토스5는 2주 전 미 정부가 외국인의 첨단 모델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전면 중단됐던 모델이다.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자동으로 식별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능력이 해킹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사이버보안 우려가 배경이었다. 앤트로픽은 이에 따라 미토스5와 페이블5 전체의 해외 접근을 차단했다. 미토스5는 ‘프로젝트 글라스윙’이라는 초청제 프로그램을 통해 사이버 방어·인프라 기업에 한정 제공돼 왔으며, 애플·구글·시스코·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외에 한국에서는 SK텔레콤·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참여사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GPT-5.6은 최상위 모델 솔(Sol), 중간급 테라(Terra), 저비용 고속 모델 루나(Luna)로 구성된다. 솔은 미토스5와 유사한 수준의 프런티어 모델로 평가된다. 오픈AI는 수주 내 일반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누가 먼저 접근할 수 있는지 미국 정부가 관여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오픈AI는 이 같은 정부 개입이 장기적인 기본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히면서도, 단계적 공개 방식 자체는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서명한 행정명령은 정부가 프런티어 모델을 공개 전 최대 30일간 사전 점검할 수 있는 자발적 기준을 60일 내에 마련하도록 규정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AI 모델 공개의 ‘문지기’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첨단 반도체에 적용하던 이중 용도 기술 수출 통제 논리를 AI 모델에도 사실상 확대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직 전면 중단 상태인 페이블5의 경우 전쟁부(옛 국방부)와 국가안보국(NSA)의 최종 승인이 남아 있지만 다른 관계 부처는 재개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은 재개 이후 무료 유지 여부와 추가 신원 확인 절차 적용 등을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 기업과 개발자가 미국산 첨단 AI에 접근하는 문턱이 점점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