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반도체 시장을 통해 소비자 가전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가 AI 인프라 투자를 늘리면서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했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생산에 집중한 결과, 스마트폰과 PC에 쓰이는 범용 메모리 공급이 부족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AI 투자발 칩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애플 아이폰18 프로의 출시 가격이 1,299달러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이폰17 프로 시작 가격인 1,099달러보다 200달러 높은 수치다. 국내에서도 차기 프로 모델 출고가가 200만 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삼성전자 갤럭시 S·Z 시리즈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도 마찬가지 압박에 직면해 있다. 온디바이스 AI 기능 확대로 단말기에 탑재해야 할 메모리 용량이 커지는 추세여서, 삼성전자가 메모리를 자체 생산하더라도 시장 가격 상승에 따른 기회비용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PC 시장도 같은 흐름에 놓여 있다. AI 연산을 기기 내부에서 처리하는 AI PC 확산으로 노트북과 데스크톱의 탑재 메모리 용량 요구치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투자가 서버·클라우드 비용을 넘어 소비자 단말 가격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게임기 등 다른 전자기기도 유사한 가격 인상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AI 인프라 투자와 소비자 가전 시장이 반도체라는 공통 공급망으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소비자와 기업 모두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기기 구입 비용 증가를 실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AI PC 전환 전략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부품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책정 전략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빅테크의 AI 투자가 예상보다 오래, 더 큰 규모로 지속될 경우 메모리 공급난과 이로 인한 가전 가격 인상 압박도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