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비스 가격 모델이 정액 구독에서 토큰(token) 사용량 기반 과금으로 급속히 전환되면서 기업들의 AI 관련 지출이 예상치 못한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FinOps 파운데이션 상임이사 J.R. 스토먼트(J.R. Storment)는 2026 FinOps X 컨퍼런스에서 “토큰은 현대 경제에서 역사상 거의 유례없는 수준의 다중 역할을 수행하는 상품이 됐다”며 토큰을 AI 연산의 원자 단위로 정의했다. 오픈AI(OpenAI), 앤트로픽(Anthropic), 구글(Google) 등 주요 AI 기업들은 모델별로 입력 토큰과 출력 토큰의 단가를 각각 100만 토큰당 달러 기준으로 공시하고 있다. 이전에는 정액 200달러 구독으로 앤트로픽 Fable 토큰 8000달러어치, 오픈AI 코덱스(Codex) 토큰 1만4000달러어치를 사용할 수 있었으나, 이제 그런 보조 지원 시대는 끝났다고 스토먼트는 단언했다.
토큰 단가 자체는 2023년 이후 꾸준히 하락했지만, 사용 급증으로 전체 지출은 역설적으로 늘어나는 이른바 제번스 역설(Jevons Paradox)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SAP의 AI FinOps 사례에서도 “단위 비용은 하락했으나 어떤 달에는 지출이 두 배로 뛰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단가 추가 하락은 공급 제약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스토먼트는 2025년 11월 이후 주요 AI 기업들의 토큰 단가가 사실상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하드웨어와 전력 부족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설명했다. 인텔 CEO는 GPU 관련 공급 제약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토큰 사용량이 현재 6경(6 quadrillion)에서 3.5년 내 120경으로 20배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비용 급증의 또 다른 배경은 에이전트형 AI의 확산이다. 에이전트 패턴이 자리를 잡으면서 컨텍스트 윈도우가 수천~수만 토큰에서 수백만 토큰으로 폭증했고, 루프·재시도·수정이 반복되며 토큰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SAP의 사례처럼 기업들은 모델 선택, 캐싱 활용도, 입출력 비율 등 세밀한 지표 없이는 AI 지출의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있다. FinOps 파운데이션과 리눅스 파운데이션(Linux Foundation)은 토큰 기반 비용 측정과 배분 표준화를 위한 토크노믹스(Tokenomics) 파운데이션 설립을 추진 중이다. 스토먼트는 “AI를 많이 쓰는 사람을 무조건 막을 것이 아니라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들이 진짜 가치를 창출하고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